그저께 부산 갈일이 있어서 승용차를 운전하며 집사람과 동행했지요.

같이 차타고 멀리 여행을 하면서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집에 있는 막내에 대한 이야기를 오래하게 됐지요 막내! 막내?

운전하고 칠곡 쯤 지나는데 막내! 왜 막내가 뭔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뇌리를 쳤지요.

우리민족은 붙박인가? 막살인가?

우린 유목민족으로 막살이지요, 한족이 붙박이고 우리는 막살이라고 하잖아요. 우리말에 ‘너 막살래?’라는 얘기를 자주 하지요. 이게 뭐냐 하면 굉장히 ‘오랫동안 막살이를 하다가 이제 붙박이를 시작했는데 너 다시 막살이로 돌아갈래!’ 이게 막살이라는 거지요.

유목민은 막을 치고 사는 것, 초원에서 임시로 천막을 치고 사는 게 막살이죠. 그런 살림살이가 막살이라고 하는 거지요. 땅을 갖고 농사를 짓고 정착하는 이들이 붙박이고 한족은 우리보다 붙박이 역사가 좀 길어요.

우리는 막살이로 한족보다 더 오래됐지만 붙박이 역사가 한족보다 짧아요.

그게 우리 막살이인데 근데 막내가 뭘까?

집사람과 막내 얘기를 가장 긴 시간 논의를 하면서 칠곡 쯤 지나는데 갑자기 ‘막내란 뭘까?’라는 생각이 떠오른 것이지요. 막내 얘기를 그렇게 오래 한 적이 없는데 막내 얘기를 자꾸 하다 보니까 막내? 큰 아이는 자기 앞가림을 하고 집을 떠났는데 아직 막내를 끼고 사는 상황이죠. 그런 상황에서 그게 막내구나!하는 생각이 퍼뜩 떠올랐지요. 유목민은 장자 상속을 안 하고 붙박이가 장자 상속을 합니다. 유목민은 큰 놈부터 어느 정도 자라면 천막에서 내보내고 제일 마지막에 늙어서 낳은 막내는 거친 세상에 내놓으면 위험하니까 아버지가 끝까지 막 안에서 지키고 있다고 하는데 그 애가 막내지요. 막 안에 끝까지 지키고 있는 한 아이. 그 애가 막내지요. 형들은 막 바깥으로 먼저 내보내서 따로 살게 했고 어린 막내는 막 안에 보호하고 있는 애, 그게 막내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칠곡을 지났는데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든거지요.

(그러면 기도발 좋은 팔공산을 지나면 또 한 개 더 떠오르겠네. 아뇨 칠곡 지나면 팔곡도 안 나오고 팔푼이가 나오지요 팔푼이!)

아직 확정은 아닌데 어저께 그 생각이 딱 떠오르더라고 그래서 우리말 조어에 대해서 더 연구를 해볼 필요가 있고 연구를 해보겠지만 막내가 그 말일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 퍼뜩 떠오르더라고요.

막대기와는 상관이 없을까? 아냐 막살이 막은 그 막이 아니라 장막 그 천막 즉 현재 유목생활을 하는 몽골인이 초원에서 짓고 사는 게르같은 거지요.

2천 년 전에도 발음도 막이고 근데 지금은 중국인들 발음으로 입성을 못할 뿐이지요.

그러니까 막내라는 말이 그 뜻일 가능성이 높은 거지요. 어쨌든 막내라는 이 말은 좀 관심을 요하는 것 같아요. 어휘라는 게 막 생기는 게 아니라 생활상과 밀착한 연관성이 없을 리 없겠지요. 그래서 내친김에 이제는 학원에서 입시 공부를 하고 있는 막내를 보고 왔지요. ‘오죽했으면 아버지가 갑자기 그런 생각을 하게 됐겠느냐’며 둘은 각오를 다졌다고 했다.

’맏이‘라는 말은 높다는 말이다. 이건 높은 데를 얘기하는 거지요. 맏이의 맏은 마루, 즉 고(高)라는 뜻이지요.

<무영과의 대화> 사진 | 함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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