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단석산 신선사 마애불상군

국보 제199호

신라 최고(最古) 석굴사원으로 알려진 경주 단석산 신선사(神仙寺) 마애불상군은 경주시 건천읍 단석산 중턱에 있다. 거대한 암벽이 ㄷ자 모양으로 높이 솟아 하나의 석실(石室)을 이루고 있다. 인공적으로 지붕을 덮어서 식굴 법당을 만들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바위 면에는 10구의 불상과 보살상이 새겨져 있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동북쪽의 독립된 바위 면에는 도드라지게 새긴 높이 8.2m의 여래입상이 1구가 서 있다. 둥근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며, 머리 위로 2단으로 된 상투 모양의 머리 묶음이 작게 솟아있다. 양 어깨를 감싸고 있는 옷에는 U자형 주름이 선명하고, 트인 가슴 사이로는 띠 매듭이 보인다. 오른손은 어깨 높이로 들어 손바닥을 보이고 왼손은 내려 손끝이 아래로 향하여 손바닥이 보이게 하고 있다. 마멸이 심해서 분명하지는 않지만 남쪽 면에도 광배(光背)가 없는 보살상 1구를 새겨서 앞의 두 불상과 함께 삼존상을 이루고 있다. 이 보살 상의 동쪽 면에는 400여 자의 글이 새겨져 있다. ‘신선사(神仙寺)에 미륵석상 1구와 신장보살 2구를 조각했다’라는 내용이다.

북쪽 바위 면에는 모두 7구의 불상과 보살상, 인물상이 얕게 새겨져 있다. 뒷면에는 왼쪽에서부터 여래입상, 보관이 생략된 보살입상, 여래입상, 반가사유상을 나란히 배치하였다. 반가사유상을 제외하고는 모두 왼손을 동쪽으로 가리키고 있어 본존불로 인도하는 독특한 자세를 보여준다.

아래쪽에는 버선 같은 모자를 쓰고 공양을 올리는 모습을 한 공양상 2구와 스님 한 분이 새겨졌는데, 신라인의 모습을 추정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7세기 전반기의 불상 양식을 보여주는 이 마애불상군은 우리나라 석굴사원의 시원(始原) 형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클 뿐만 아니라, 당시 신앙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에도 중요한 자료를 제공해주고 있다. 이 마애불상군은 어느 장수의 수도처로 알려져 있다. 부처님과 산신에게 기도 후에 보검을 얻어 그 보검으로 바위를 잘라 단석(斷石)이라는 이름을 얻었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신선사 마애불상군은 단석산의 단석(斷石)이라는 말처럼 바위틈 석실이라 이를 보면 신비로움과 웅장함에 말문이 막힐 정도다. 벽과 벽에 모셔진 불상 사이로 거대한 본존불은 마치 천년을 이어온 부처님 품속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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