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경(借景)과 자경(自景)사이_스물네 개의 빛바람

2022 영은미술관 특별기획전Ⅱ


영은미술관은 특별기획전 ‘차경(借景)과 자경(自景)사이_스물네 개의 빛바람’ 展을 10월 8일부터 12월 31일까지 제1전시장에서 개최한다. 김덕용 작가는 오랫동안 나무와 자개를 근간으로 우리 심상의 근원을 빛과 결로서 조형화 한 작업을 국내외 미술계에 선보여 왔다. 이번 영은미술관 특별기획전은 김덕용 작가의 구상과 추상까지 폭넓은 작품 세계를 보여주는 전시이다. 전시장을 들어서는 입구부터 관람을 마치고 나오는 관람객의 동선을 따라 작가는 하나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바로 생명의 순환이다.


전시장에 들어와 가장 먼저 보이는 작품은 소년과 여인이다. 작가는 어려운 시절 따뜻한 어머니의 모습을 생각하며 힘듦을 견뎌 냈고, 여기에서부터 우리 생명의 근원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자 한다. 우리 모두가 어머니에게 태어나 새로운 생명을 얻는 것처럼 김덕용 작가가 오랫동안 사용한 표현 재료 또한 이 주제를 관통하고 있다. 자개와 나무가 그것인데, 바다에서 태어난 자개는 그 고향을 벗어나 작품으로 새로운 생명을 얻었고, 나무 역시 숲을 떠나 전시장에서 작품으로써 보여 진다. 따뜻한 어머니의 모습에서 시작한 전시는 자개의 고향 바다의 풍경을 보여주고 한 걸음 더 나아가서는 이 모든 것을 품은 우주까지 순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영은미술관의 탁 트인 시야의 전시장에서 김덕용의 작품은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생명의 시작과 소멸, 또 다른 생성을 통해서 생명이 가진 무한한 순환을 작품으로 풀어내고 있다. 또한 우주의 신비를 품은 가로 9미터의 대작 ‘宇宙-심현의 공간’과 함께 김덕용 작가가 새롭게 시도한 설치 작품을 볼 수 있다. 가로 세로 3.2미터의 크기에 전통적으로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을 상징하는 금줄과 함꼐 이를 축복하는 고추, 전복, 숯 등의 오브제가 동심원의 형태로 보여주며 이번 전시의 큰 주제인 ‘순환’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차경-시간의 공간2, 180x240cm, mixed media on wood, 2022


또한 작가가 오랫동안 표현의 매체로서 사용해 온 소재인 자개는 관람객이 그림을 바라보는 자세를 조금만 달리해도 제각각의 빛을 발산하고 이번 전시의 부제인 ‘스물 네 개의 빛바람’을 작품 스스로가 보여주고 있다. 이에 대해 이번 전시의 평론글을 쓴 심은록 미술비평가는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다.


스물네 개의 빛바람
주휘(周煇,북송)는 “초봄부터 초여름까지 24개의 다른 꽃바람이 분다”고 했다. 5일마다 새로운 꽃바람을 느끼기 때문이다. 자개의 빛에 안료의 색을 더하여 작품을 표현하는 김덕용 작가의 작품에는 하루에만도 24개의 빛바람이 불고 있다. 끌로드 모네와 같은 인상주의자들은 빛의 변화를 여러 폭의 화폭에 나눠 담았다. 하지만, 김덕용의 빛은 한 화폭 위에서 변화한다. 키아로스쿠로(Chiaroscuro)적인 강렬한 음영 대비나, 피에르 술라주(Pierre Soulages)의 <우트르 누아르 Outrenoir>에서처럼 검은 안료에서 나오는 무채색 빛이 아니라, 김수자의 에 가까운 오채색이다. 그러나, 자개에서 나온 빛은 좀 더 은은한 자연의 빛으로 화면 위에서 움직인다. 일조량이나 관람객의 작은 움직임에도 미세하게 변하는 빛은 잠시만 머물러 있어도, 변화하는 스물 네개 빛바람이 인다. 여백은 한지 위에 그려지지 않은 하얀 여백이 우리에게 익숙하다. 때때로 검은 마티에르 위에 그려지지 않은 검은 여백도 있다. 그런데, 김덕용은 동양의 여백 속에 스며있던 무색의 빛을 끄집어내어 은은한 오채 빛 여백을 시도한다. 이 빛과 유희하기 위해 관람객은 이리저리 움직이며 변화를 찾는다. 사유에서 나온 여백이 아니라, 실제의 물리적 여백이다.
심은록(미술비평가)

宇宙-심현의 공간, 240x900cm(5pcs)


시시각각 변하는 스물네 개의 빛바람과 함께 차경借景(빌려온 경치)으로 자경自景(스스로가 경치가 되다)을 만들어 낸 이 모든 작품을 관통하는 김덕용 작가의 작업 이야기는 생명과 순환이다.
어머니라는 존재에서 태어나 살아가며 먼 훗날 우주에 존재하는 무수히 많은 빛 중 하나가 되기까지의 인간의 여정길을 자개의 빛과 나무의 숨결을 통해 공감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

玄-옛날의 그 집, 220x190cm, mixed media on wood, 2022


서울대학교 미술대학교 회화과 및 동 대학원 졸업
주요 개인전
2022 借景과 自景사이, 영은미술관(경기광주)
Seed, 소울아트스페이스(부산)
2021 귀소-빛과 결, 나마 갤러리(서울)
2020 오션 랩소디, 솔루나 파인아트(홍콩)
봄-빛과 결, 소울아트스페이스(부산)
2018 결-사이間, 소울아트스페이스(부산)
2017 오래된 풍경, 이화익 갤러리(서울)
2016 코리안 아트 나우, 수잔 일레이 파인아트(뉴욕)
2015 결이 흐르는 공간, 소울아트스페이스(부산)
2013 김덕용전, 켄지 타키 갤러리(나고야, 일본)
2012 작은 그림전, 갤러리 현대 두가헌(서울)
2011 시간을 담다, 갤러리 현대(서울)
2009 박경리와 김덕용 특별전, 갤러리 현대(서울)
켄지 다키 갤러리(도쿄, 일본)
2008 김덕용전, I-MYU 갤러리(런던)
2006 집-들러보다, 이화익 갤러리(서울)
2004 우리들의 공간, 학고재 아트센터(서울)
2003 헤로프 갤러리(크롬베르그, 독일)
2002 김덕용전, 이화익 갤러리(서울)
2001~1992 공화랑(서울) 외 3회
작품소장
국립현대미술관(과천) / 서울시립미술관(서울) / 경기도미술관(안산) / 전남 도립미술관(광양) / 박수근미술관(양구) / 박경리토지문화관(원주) / 우란문화 재단(서울) / 외교통상부(서울) / 스위스 한국대사관(베른, 스위스) / 그랜드 인터콘티넨탈호텔(서울) / 신세계(주) / 대양상선 (서울) / 제주 휘닉스아일랜드(서귀포) / 아부다비 관광문화청 ADTCA(아부다비, 아랍에미리트) / 에미 레이트 전략연구조사센터 ECSSR(아부다비, 아랍에미리트) / 국립 해양박물관(포항) / 포스코(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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