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잎클로버, 상처의 기억, 우리의 가슴을 적시는 잎과 꽃

잎새 네잎!
사람들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안겨 주기도 한다. 길거리에 흔히 군집을 이루는 토끼풀에서 행운을 찾다니- 인간은 참 심심한가 보다. 아무데나 이미지를 가미하고 행운을 찾다니

토끼풀
꽃보다도 잎새가 주는 의미가 더 크다. 잎새 4장이 주는 자극은 더 크다. 하필이면 사람들의 무자비한 발자국이 넘나드는 길거리까지 걸어 나왔나? 사람들에게 짓밟히고 차이고 상처가 난 토끼풀들의 반란인가?
4개의 잎을 매달고 지나다니는 사람의 눈에 잘 띄고 어떤 이들에게는 전혀 모습을 보이지 않는 특별함을 지닌 식물.


네잎의 클로버는 모두에게 사랑받는 풀잎이다. 보통은 잎이 세 개이지만, 가끔 네 잎을 가진 클로버가 나오기도 한다. 이것이 행운의 상징으로 알려진 ‘네잎클로버’다. 이것은 성 패트릭이 클로버의 세 잎을 기독교의 가르침인 믿음, 소망, 사랑에 비유하고, 네 번째 잎은 행운으로 설명했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그래서 클로버의 꽃말이 행운이다. 정말 멋진 꽃말이다. 하지만 상처와 기형의 결과라는데. 이 네잎클로버가 나타나는 데는 유전에 따른 선천적인 요인과 환경에 따른 후천적인 요인이 있다. 후천적인 요인 중 하나는 생장점이 손상을 입는 경우다. 성장과정에서 생장점이 짓밟혔을 때 그 자극으로 네잎클로버가 나타날 때도 있다. 네잎클로버를 길가나 운동장 등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서 찾기 쉬운 것은 그 때문이다. 행운은 밟혔을 때 자라난다는 사실을 네잎클로버가 말해 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길을 가면서도 벌레는 물론 함부로 풀들을 밟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클로버는 어린이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여성들이라면 대부분 들판에 앉아 클로버 꽃으로 목걸이나 왕관을 만들며 놀았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 있지 않을까?
어린 여자아이들은 행운을 빌며 클로버를 엮었다. 그리고 꽃목걸이나 왕관으로 만들어 좋아하는 어린 남자아이에게 주었다. 그래서 클로버에는 ‘나의 사람이 되어 줘’나 ‘나를 잊지 마’라는 꽃말도 생겼다. 생각만 해도 아릿한 추억이다. 그렇게 풀꽃 반지를 만들어 주는 그 마음 그 약속은 지금 다 깨어지고 흘러가버리고 만 것이다. 그 마음 여태 마음 한켠에 부여잡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 운명의 굴레처럼 그 인생을 속박해서는 안 될, 깨어져야할 어린 날의 약속! 풀꽃반지의 약속은 깨어지고 말았다.
그대를 속박하는 굴레도 깨어졌나니.

아득한 마음이 건너가고
간지러운 손길이 건너오고
그대와 무심코 강변을 거닐다가
토끼풀이 가득한 풀밭
그 벤치에 앉아
행운의 클로버를 찾지 못해서
토끼풀 꽃을 따서
손목시계를 만들어주었더니
쑥스러운 듯 긴팔을 내주고
간지러운 듯 목을 옹크리다가
아주 멀리 떠나버린
그 기억만 오래오래 남아 있는데
지금 그 시간이 얼마나 됐는지
여직 셀렌 가슴이 그 풀꽃팔찌에 남아있네
그 흔한 약속 금목걸이 금가락지 하나
사주지 못한 나는
언제나 저만치 물러서서 녹이 쓰는데
생각하면 눈가에 맺히는 진주방울만 
그렁그렁

  • 정우제의 ‘무서운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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