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균 교육학 박사/교육사랑플랫폼 대표
창의성(Creativity)은 라틴어의 ‘Creo(만들다)’를 어근으로 하는’Creatio’라는 말에서 유래되었다. ‘무(無), 또는 기존 자료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만들어 내는 것’을 뜻한다. 미래인재는 창의성이 필요하다는 것에 이의가 없다. 그것이 불확실한 미래를 대응하는 역량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창의성을 키우기 위한 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까?

우선 교육에 있어서 창의성은 선천적인 개인 능력이라는 측면과 성격을 형성하는 과정에서의 특성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개인의 능력으로서 창의성은 과학자나 발명가처럼 어떤 문제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뛰어난 창의적 사고와 문제해결능력을 말한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나 에디슨의 전기발명, 피카소의 입체파 그림과 같은 장르를 창조한 사례이다. 성격특성으로서 창의성은 기업가 정신이나 리더십에서 드러난다. 예를 들어, 높은 개방성을 가진 사람들은 새로운 경험을 잘 받아들이고, 호기심이 강하며,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사고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성격적 경향은 삶의 많은 측면에서 창의적인 성향을 보인다.
개인의 능력으로서의 창의성은 조기 발견이 필요하다. 국책 연구기관인 육아정책 연구소에 따르면 영재의 발현비율은 연구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유아기는 5%정도이고, 초등학생은 3~7%로 확인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에도 6~10%, 중국은 2~3%, 유럽의 경우 약 5%의 학생이 영재로 분류되고 있다고 하며, 주로 언어, 수학적사고, 음악적 재능 등 특정 영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한다.
이러한 영재는 부모나 교사의 주의 깊은 관심을 통해 알 수 있다. 에디슨은 어린시절 닭이 알을 품으면 병아리가 태어난다는 사실에 닭을 대신해 달걀을 품었다. 아인슈타인도 4~5살 때 아버지가 보여 준 나침반이 그의 상상력을 자극하여 보이지 않는 힘과 자연의 법칙에 대한 깊은 고민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황희 정승은 어릴 때부터 참견을 잘하고, 이웃집 아이들끼리 싸우는 것을 보고 공정하게 중재하려는 모습을 보였다고 하고, 이순신도 나무 막대기로 전투놀이를 하며 전술을 생각하는데 흥미를 느꼈다고 전해진다. 이렇듯 창의적인 사람은 주변의 환경에 대한 민감한 관심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러한 민감성이 새로운 탐색 영역을 넓히는 구실을 한다. 둘째, 특정한 문제 상황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산출해 내는 유창성을 보이고, 셋째, 고정적인 사고방식이나 시각 자체를 변환시켜 다양한 해결책을 찾아내는 마음가짐이 있다. 넷째, 기존의 것에서 탈피하여 참신하고 독특한 아이디어를 산출하는 독특성을 보인다. 이외에도 치밀하게 발전시키는 정교성, 특정한 대상을 기존의 것과 연결지워 생각하는 유추성, 자기만의 생각을 드러내는 높은 상상력을 지닌다.
이러한 성향이 각 영역에서 발휘되는 데 우리의 자녀나 미래세대가 이러한 성향을 보인다면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창의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의 특징은 강요보다는 자발적인 자세가 돋보인다. 자신이 생각해 낸 아이디어를 스스로 인정하는 마음가짐과 특정 주제나 상황에 집중하는 마음가짐이 있다. 주변의 사물에 대해 호기심이 많고 관찰한 것이나 탐구하려는 자세를 견지한다. 창의적인 성향이 어릴 때일수록 많이 나타나는데, 이러한 성향을 무시하거나 윽박지르게 되면 점차 창의적인 사고가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국가에서는 뛰어난 재능이 있는 학생들을 위해 2017년부터「영재교육진흥법」을 제정하여 지원하고 있다. 영재학교나 영재학급등의 영재교육기관을 통해 일반지능을 포함하여 예술적 재능이나, 신체적 재능, 창의적 사고능력 등 특별한 재능을 가진 학생들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다. 우리 자녀들이 영재성이 있다면 문을 두드려볼만하다.
창의적인 사고나 성향은 타고나기도 하지만 성장시킬 수도 있다. 창의적 사고를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호기심을 자극하고 일상생활 속에서 질문을 자주하여 새로운 시각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호기심은 확산적 사고의 기초가 되어 다양한 아이디어와 해결책을 생성하는 능력으로 전환될 수 있다. 또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창의성은 실패를 용납하는데서 출발하는 것이고, 위대한 것은 도전 없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에드워드 데시(Edward L. Deci)와 리처드 라이언(Richard Ryan)이 제시한 자기결정이론(Self-Determination Theory)에서도 창의성과 전문성은 타인이나 공동체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자율적인 선택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훈련하고 도전하는 것에 의하여 이루어진다고 강조하고 있다. 일본의‘카이젠(Kaizen, 改善)철학은 작은 변화라도 지속적인 개선을 통해 큰 성과를 낸다는 사고방식인데 이러한 사고방식은 개인의 독창적인 문제해결능력 뿐 아니라 사회와 환경 속에서 실제 얻을 수 있는 성과라는 점에서 생산적인 사고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교육현장에서도 창의성을 높이기 위한 학습방법을 활성화해야한다. 창의적인 사고를 높이는 학습방법으로는 첫째, 토론학습이다. 토론을 통해 지식이나 지식을 획득하는 방법을 배우고, 자발적인 참여로 논거와 자료에 대한 평가 능력 등의 비판적 사고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둘째, 프로젝트 학습이다. 프로젝트 학습은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방법과 계획을 세워 주제를 해결해 나가는 학습이다. 유럽형은 이론적인 것을 먼저 습득하고 그 이론에 맞추어 실제적인 작품을 만들어 나가는 확장 학습 개념이지만, 미국형은 학습은 처음부터 아동의 흥미와 경험에 의해 수업의 내용이 선택되고 이론적인 내용도 프로젝트 학습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소개한다. 셋째, 탐구학습이다. 탐구학습은 학생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문제에 따른 학습계획을 세우며, 자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데에 중점을 두는 학습이다. 넷째, 문제해결학습이다. 문제해결학습은 실제생활과 유사한 상황이나 도전과제를 발굴하여 학생들이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하는 학습방법이다. 다섯째 현장체험학습이다. 현장체험학습은 학생들이 교실 밖에서 실제 환경을 경험하며 학습하는 방법으로,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이런 경험은 특히 학문적 지식과 실제 세상을 연결하는 데 도움을 주며, 학생들에게 독특하고 의미 있는 학습 기회를 제공한다. 학교의 학습방법은 가정에서도 연계하여 고려할만하다.
그런데 우리 교육은 창의성과는 거리가 먼 암기교육, 주입식 교육이 대세란다. 학생들이 역사적인 사건과 연도를 정확하게 기억하여 답하도록 하거나, 학생들의 참여없이 교사가 전적으로 설명만 하는 수업형태가 대표적이다. 그렇지만 암기교육이 잘못된 것인가? 주입식교육은 나쁜 것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암기교육은 기본적인 지식 축적을 위한 매우 유용한 교육방법이다. 수학 공식이나 단어 암기는 언어 활용의 기초이다. 초등학교 시절 교과서에 나온 시조는 모두 외운 경험이 있다. 선생님의 강요에 의한 전형적인 암기교육이지만 언어감각이나 문학적 표현력에 큰 도움이 되었고, 기억력을 자극하여 나의 감정표현이나 타인의 감정에 대한 공감능력에 영향을 주었다. 새로운 것을 창출할 수 있는 기초가 된 것이다.
유대인의 전통적인 학습방법인 하브루타(havruta) 교육은 주로 짝을 이루어 질문하고 토론하며 학습하는 방식이다. 이 방법은 기본적으로 암기한 내용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암기내용은 유대인의 율법과 전통, 철학과 윤리를 담고 있는 토라와 탈무드, 일상생활에서 지켜야할 윤리적 종교적 규정인 율법과 성경구절 같은 것이다. 이러한 내용을 토론을 통하여 단순 암기에서 벗어나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이해를 심화시키는 교육방법이 하브루타 교육인 것이다. 토론은 기본적인 지식의 암기없이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알아야 면장도 하는 것이다. 암기한 내용을 바탕으로 토론을 진행하며,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기억이 더욱 확고해지는 법이다.

주입식 교육도 모두 나쁜 것이 아니다. 체계적인 정보의 전달을 위해 주입식만큼 좋은 것이 없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기초적인 지식과 중요한 개념을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매우 중요한 학습방법이다. 물론 이러한 학습방법은 비판적 사고와 창의적 접근을 장려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토론식 학습방법이나 문제해결 학습방법, 프로젝트 학습방법 등의 협력학습, 체험학습이 권장되는 것이다.
창의성은 급변하는 사회와 기술환경 속에서 매우 중요한 주제이고 미래교육의 핵심가치이다. 창의적인 사고 방식은 개인과 사회 모두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어 이를 개발하고 활용하는 노력이 교육현장에서도 끊임없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가정에서도 부모의 양육방식이 아이들의 창의성을 높일 수 있는 허용적인 분위기에서 성장할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