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는 짱짱, 허리는 낭창, 짱짱 낭창 프로젝트.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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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우

알람 시계가 울린다. 손을 뻗어 알람을 멈추고 벌떡 일어난다. 그리고 세수하고, 옷 입고 출근한다. 현대인의 아침은 바쁘다. 몸과 마음이 수면 상태에서 활동 상태로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채 일상에 들어간다. 백세 건강을 위해 어떻게 기상하는 것이 좋을까?
선인(仙人)들은 새벽 기상을 이렇게 했다고 한다.
한민족 전통 건강술인 혈기도를 전파하신 우혈 선생은 ‘잠깨기 행공’을 강조했다. 잠에서 깨는 동작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냥 눈을 떠서 몸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침착하고도 차분하게 하루를 시작했다고 한다.

Man waking up in the morning sitting on bed and stretching, focus on alarm clock


우선 눈을 감은채 코로 호흡을 확인한다. 천기(天氣)가 백회혈로 들어오며 몸에 생기를 불어 넣기 시작한다. 귀를 열어 주변의 소리를 듣는다. 자연의 소리나 문명의 소리를 감지하는 것이다. 이제 눈을 떠야 할 차례이다. 숨을 내쉬며 눈을 뜨고, 들이쉬며 눈을 감는다. 눈 앞에 펼쳐지는 사물들을 보려하지 말고 그냥 눈을 떴다가 감는 동작을 반복한다. 이제 손끝과 발끝에 서서히 기운을 보낸다. 누운 채 큰 동작으로 기지개를 켠다. 팔다리를 쭉 뻗고 허리가 들리도록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쉬기를 3~4번 반복한다. 몸을 돌려 서서히 일어나 앉는다.
반가부좌한 자세로 상체를 앞으로 구부린다. 밤새 허리가 수평으로 유지됐기에 잘 부구러지지 않는다. 상체를 숙이며 숨을 깊이 내쉰다.
몸 안에 있는 탁하고 나쁜 기운을 내뿜는 것이다.
다리를 번갈아 접으며 발목 돌리기를 한다. 서서 걸어야 하기에 바퀴에 시동을 거는 것이다.
이제 일어나 곧바로 화장실로 가서 소변이나 대변을 본다. 컵에 물을 부어 그냥 마시지 말고, 5번 이상 씹어 먹는다. 물은 생명의 근원이고, 몸의 70% 이상이 물로 되어 있으니 아침에 새 물을 공급하는 것이다. 물을 마시기 전까지 오늘의 일과를 생각하지 않는다. 이 순서를 제대로 했다면 몸이 가볍게 느껴진다. 몸의 9혈(穴)이 열린 것이다. 비로소 생활을 시작한다. 이 순서가 무의식적으로 이뤄질 수 있기까지는 의식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쉽지 않다. 성급함은 금물이다. 성(聖)스런 나만의 의식을 치루듯 하루를 시작해 보자.
몸에 유연성이 없으면 상체를 구부릴 수 없다. 각종 도인술과 요가에서는 뒷통수에서 발꿈치까지의 인체 뒷부분 근육을 늘려주는 동작을 매우 중요시한다. 앉아서 상체를 늘려주는 자세로 등펴는 자세이다. 요가 경전에서는 기(氣)가 흐르는 길을 나디(nadi)라고 부른다. 동양의학에서의 경락(經絡)과 유사한 개념이다. 가장 중요한 나디 중 하나가 ‘수슘나’인데 척추를 중심으로 흐른다. 등 펴기 자세는 등과 척추를 늘려주어 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한다. 최상의 요가 자세로 불린다. 요가 경전에서는 이 자세가 위 속의 불을 증대시키고, 허리를 가늘게 하며, 인간의 모든 질병을 없애 준다고 설명한다.


도인술에서는 등 펴기 자세를 장근술(長筋術)이라는 부른다. 그리고 장근술의 효과를 다리의 피로를 풀고 하체를 건강하게 하고(建足), 신장을 튼튼하게 하고(固腎), 성욕을 조절하고(節慾), 몸을 따뜻하게 하고(抗寒), 잠을 잘 들게 하고(安眠), 막힌 코를 뚫어주고(通鼻), 잡다한 질병을 치료하고(雜治), 기운을 잘 돌게해서 병에 걸리지 않게(無病)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상체가 굳은 사람은 내장의 기능이 원활하지 않고 등이 굳은 사람들이다. 등이 딱딱하게 굳는 것은 기가 허하거나 근육을 혹사하는 사람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다. 방광경을 자극해야 한다. 방광경은 우리 몸의 뒤쪽인 이마 위의 머리에서 시작하여 정수리를 지나 등으로 내려가서 다리 뒤쪽을 타고 발끝까지 연결된 경락이다.


방광경은 단순히 방광에만 연결된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의 배설과 노화에 깊은 관계가 있다. 이 부분이 굳으면 몸 뒤쪽에 쌓인 노폐물이 세포 안에 쌓여 배출되지 않는다. 이 노폐물 때문에 혈액순환이 나빠지고 몸이 딱딱하게 굳어져 노화를 촉진한다. 나이가 들어서도 젊음을 유지하고 싶다면 늘이고 당기는 장근술을 꾸준히 해주면 좋다. 방광기능이 좋아져 몸이 붓거나 비만인 사람들에게도 효과적이다. 다리와 발에 있는 관절들과 발바닥의 기혈순환이 원활해져 뼈가 교정되고 관절이 제자리를 찾아간다.
장근술은 의외로 쉽다. 먼저 손을 비빈다. 손바닥에 따뜻한 기운이 돌도록 한다. 바닥에 두 발을 똑바로 뻗고 앉는다. 숨을 서서히 내쉬며 상체를 숙여 두 손으로 발을 잡는다. 숨을 서서히 들이쉬며 상체를 세운다. 이때 손바닥을 다리의 안쪽을 접촉하며 단전을 지나 명치까지 올린다. 허리를 약간 뒤로 젖힌다. 마치 노를 젖듯이 허리를 앞뒤로 움직인다. 숨을 내쉬며 손바락을 명치에서 옆구리를 지나 다리의 바깥쪽을 접촉하며 다리쪽으로 팔을 뻗는다. 상체를 숙일 때 가슴이 무릎에 닿을 듯이 깊이 숙인다. 처음엔 가슴과 무릎의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다. 억지로 좁히려고 엉덩이를 들거나 오금을 구부리면 안된다. 자연스럽게 구부려지는 만큼 구부린다. 숨을 절대로 멈추지 말고 자연스럽게 들이쉬고 내쉰다.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상체가 무릎에 닿게 허리가 유연해 진다. 임신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식사후 배가 부른 상태에서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엉덩이 근육은 물론 장단지 근육, 등 근육, 목 근육 모두 쭉 펴지고 부드러워진 느낌이 든다. 힌 무술인은 복수가 차서 침대에 누워 있어야만 했는데, 이 장근술을 반년동안 꾸준히 했더니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이제 하체를 단련하고 단전에 힘을 모으는 ‘장 지르기’를 해보자. 스님들의 심신 수련술인 선무도(禪武道)의 기본 동작이다. 손바닥을 편채 정면과 좌우, 위아래로 팔을 뻗는 멋지고도 위력적인 동작이다. 두 발을 어깨 넓이로 벌리고 무릎을 적당히 굽혀 자세를 낮춘채 두 팔을 앞으로 뻗는다. 두 팔에는 힘을 거의 주지 않는다. 숨을 들이쉬며 양 팔을 곧게 뻗어 머리 위로 올린다. 골반을 앞으로 밀어내며 허리를 뒤로 젖힌다. 시선은 손 끝을 향한다. 숨을 내쉬며 허리를 세우고 자세를 낮추며 양 손은 뒤 밑으로 내려 자연스럽게 돌리며 앞으로 뻗는다. 손을 앞으로 뻗을 때 손바닥은 힘있게 편다. 손가락 끝에 힘이 가도록 쭉 편다. 손바닥 한가운데의 노궁혈에서 바람을 내뿜는다고 생각하자. 장풍(掌風)이다. 물론 나오지는 않지만 언젠가는 장풍을 쏜다는 희망을 갖자. 두 팔을 동시에 내미는 쌍장이다. 10회 정도 반복한다. 이제는 왼 팔, 오른팔을 번갈아 내 지른다. 두 팔을 뻗은 상태에서 숨을 들이쉬며 왼팔을 올려 목 뒤에 위치한다. 이 상태에서 오른팔을 올려 손 목을 구부려 목 뒤에 둔채 왼팔을 앞으로 서서히 뻗는다. 역시 뻗을 때는 손바닥과 손가락 끝에 강한 힘을 준다. 왼 팔을 올릴 때 허리를 뒤로 부부드럽게 뒤로 젖혔다가 세운다. 자세는 계속 낮은 자세이다. 같은 요령으로 오른팔을 앞으로 뻗는다. 10회씩 반복한다. 이번에는 좌우로 하고, 위와 아래로도 뻗는다.
시작과 마무리는 선무도 고유의 합장(合掌) 동작이 있다. 유튜브에서 ‘선무도 장 지르기’를 찾으면 친절한 동영상들이 많이 있다. 옛날에는 무술의 비술을 전하는 비급(秘級)문서가 있었지만 지금은 유튜브를 보면 전세계 각종 무술, 건강술의 수련법이 널려 있다. 클릭만 하면 손바닥에서 편히 볼 수 있는 좋은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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