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라떼는 생강라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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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어릴 적 여름. 내 시절의 기억은 조그만 선풍기 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돌아가는 선풍기 따라 얼굴을 돌리던 추억이다. 그 바람은 왜 그리 더운지….
그나마 선풍기 앞자리는 어르신 아이들 순서에 밀려 젊은이들은 냇가나 큰 나무 그늘 밑에서 부채에 의존하는 게 전부였다.
더위 먹었다는 소릴 자주 듣곤 했는데, 더위를 어떻게 먹는다는 말인가? 하고 이해되지 않는 어린 시절이 있었다. 더위란 너무 덥다고 차가운 것을 너무 먹으면 배탈이 나는데 이것을 두고 더위 먹었다고 말했다. 소화가 안 되고 배도 싸르르 아프고 푸른 변을 보면 즉 장을 너무 차갑게 해 배탈이 난 것이다.
이때 즉효약은 익모초(益母草)즙이다.
집 화단이나 담벼락에는 의례 이 익모초 나무가 한 두 그릇씩 있어서 이 잎을 따서 조그만 돌 절구에 으깨서 그 즙을 먹는다. 쓴 맛으로 유명해서 안 먹겠다고 도망 다니다 한 숟가락 중 반은 흘리고 조금만 삼켜도 효과는 백발백중(百發百中)이다. 반나절 만에 아픈 배가 가라앉고 설사가 멎는다. 요즈음은 ‘더위 먹었다’는 말 대신 ‘냉방병’ 이라는 단어가 흔하다.
여름이 되면 어떻게 더위를 이기고 더위로 인한 배탈을 면할까하는 게 큰 과제였던 것 같다.
이 더위가 얼마나 무서웠으면 한 해가 시작되는 정월 보름부터 ‘내 더위, 니 더위 다 가져 가라’ 부럼도 깨고, 덕담도 주고받았다.
역시 여름의 최대 과제는 더위다.
<더위 먹었을 땐 익모초, 냉방병엔 생강라떼!..>
나 때는 익모초(益母草)를 먹었지만, 아무리 몸에 좋아도 그렇게 쓴 것을 비상시가 아니고서야 먹을 수가 없다. 어쨌든 발병하기 전에 예방이 최선책이다.
폭염이 며칠 지속되면 에어컨 냉방병으로 콧물, 재채기, 몸살을 앓는 주변 사람들을 많이 본다. 옛날엔 더위를 먹는다 했지만 요즈음은 반대로 ‘냉해를 먹는다’라고 해야 하나?
부적절한 표현 같기도 한데 냉해로 오는 병에 대한 예방은? 몸을 따뜻하게 하는 음식을 먹는 것이다.
‘이열치열(以熱治熱)’이라고 더울 때 더운 음식으로 몸을 다스리는 이치이다.
땀 흘리며 먹은 거창한 보양식이 아니더라도 간단한 식음료로 냉방병을 예방하는 데는 생강만한 것이 없다. 옛 조상들도 여름엔 생강과 계피 달인 물로 수정과를 만들어 마신 것은 대단한 지혜라고 생각된다.

수정과도 좋지만 현대 입맛에 맡게 생강 라떼는 어떨까? 생강의 아린 맛과 강한 향을 우유 가 부드럽게 감싸준다. 40℃ 정도의 따끈한 맛도 온 몸에 퍼지는 느낌이 아침에 좋다. 더운 오후엔 얼음을 넣어 차갑게 마셔도 은은한 생강의 향이 나른한 세포를 일깨워 주는 느낌이다.
역시 여름에는 ‘생강라떼’ 지….


생강라떼 만들기

○ 우유 500ℓ: 따뜻하게 데운다.(40℃ 정도)
○ 생강 ½조각, 또는 생강가루 1Ts
○ 생올리고당이나 꿀 ITs을 넣고 믹서기에 돌린다.
○ 컵에 따르고 계피가루를 위에 뿌려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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