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한 곳에서

점• 하나가 뭉쳤다

무한한 시간 속으로

떠도는 씨알 하나

톡 터졌다

점점 부푸는 원◯

그 속에서 네모᦬가 나오고

또 세모△도 나왔다

원◯은 하늘이 됐고

네모□는 땅이 됐고

그 사이 세모△는 생명이 됐다

원◯ 속에는 네모□ 세모△가 다 들어 있고

네모□ 속에는 원◯과 세모△가 들어있고

세모△ 속에도 원◯과 네모□가 들어 있다네

안으로 밖으로 넣었다 뺐다 자유로운 도형들

네모□와 원◯ 사이에 그들이 내뿜는 기운으로

세모△는 뱅그르르 돌면서 한바탕 잘 놀았네

세모△는 돌고 돌면서 각이 닳아

다시 한 점•으로 돌아갔네

세모△는 네모□ 속으로 네모□는 원◯ 속으로

원◯은 다시 한 점•으로 잘 돌아갔네

정노천(시인)

점(•)은 하늘(◯)과 땅(□)을 만들고 땅(□)과 하늘(◯)은 그 사이 생명체(△, 인간)을 생성시킨다. 그리고 하늘과 땅 사이의 조화 속에서 인간은 한세상 잘 살다가 간다. 다시 한 점(•)이 되어 무한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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