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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홍

최근 조리원의 신풍속도는 초유(初乳)만
먹이고 젖을 끊는 것이라고 한다.
초유는 중요하다고 하니, 초유까지만 먹이고,
빨리 몸을 회복하여 조금이라도
더 아기를 안아주고, 더 많이 놀아주는 것이 아기를 위해서나 엄마를 위해서나 좋겠다는
생각에서다. 과학이 발달하여 분유(粉乳)는
모유(母乳)와 거의 비슷한 단계까지 되었을 것이라는 분유에 대한 맹신이 한몫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60~70년대는 분유라는 것이 서민 가정에서는 볼 수도 없는 물건이어서 분유
먹이는 아기를 부러워하던 시대였다.
그래서 지금도 가끔 수유 잘하고 있는 딸이나
며느리한테 분유를 꼭 섞어서 먹이라고
하시는 분들이 계신다. 분유를 먹어야 살이 통통 찌면서 건강하게 잘 큰다는 믿음
때문이다. 그렇게 찐 살이 소아 비만이나,
소아 당뇨, 소아 간비대(肝腫大)의 원인이
된다는 것을 몰랐던 시대이니….

우리나라는 1998년도에 미국에서 취득한 한국 최초 국제 모유수유 전문가인 김혜숙 교수님에 의해 모유장려 운동이 시작되었고, 국제 모유수유 전문가가 배출되면서 병원과 보건소를 통하여 산전 모유수유 교육을 실시하였다.

분유는 살을 찌울 수 있지만, 모유가 줄 수 있는 오감 자극과 애착 형성에는 따라올 수 없다는 것.
모유와 비슷해지려고 철분, DHA, 타우린, 올리고당, 유산균까지 많은 것을 넣었지만, 그것이 그대로 흡수되지는 않는지라 모유와 같다고 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서 철분의 흡수율은 14%, 모유의 흡수율은 49% 이어서 모유보다 분유에 수치상으로는 더 많이 포함되어 있어도 모유만 못한 것이다,

올리고당은 분유보다 모유에 300배 더 많다.
유산균의 먹이가 되는 올리고당은 아기들의 장(腸)을 튼튼하게 해주고, 면역을 좋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하는데, 최근에는 올리고당(3종류)이 포함된 분유도 만들어지고 있는 추세이다.
올리고당은 종류가 많을수록 다양한 유산균의 먹이가 되어 여러 종류의 유익균이 많아져서 장 건강을 지켜주는 것인데, 모유에 포함된 올리고당의 종류는 무려 200여 종이 된다고 하니, 3가지 추가한 것으로는 비교 대상이 되지 않는다.

Preparation of mixture baby feeding on white table background. Mother prepares a baby formula feeding bottle with milk.

이렇듯 모유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2000년 전에는 10% 미만이었던 모유 수유율이 2016년에는 38%까지 높아지게 되었다.

조리원 선택에서도 최우선은 모유수유를 잘 도와주는 곳으로 선택된다. 또한 조리원에서는 모유가 많이 나오는 엄마가 인기가 많다.
수유가 잘 안되거나, 젖량이 적은 엄마들은 우울증이 와서 다른 엄마들과는 어울리지도 않고, 눈물로 아기와 수유하기 위해 힘든 사투를 벌이곤 한다.
그렇기 때문에 통증으로 가슴을 부여잡고, 밤잠을 못 자면서 이루어 낸 완전 모유수유 엄마들의 자부심은 대단했고, ‘나~ 완전 모유수유한 엄마야!’ 하고 외치는 엄마들의 환호에 모두가 부러움과 격려의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다.
하루 7~8번의 모유수유가 아기에게 있어서는 완전한 오감 자극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모유는 엄마가 먹는 음식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져서 미각과 후각을 자극한다. 한 손으론 가슴을 조물조물하면서 입으로는 유두를 이리저리 굴려보고 빨면서 다양한 촉각을 배우게 된다.

수유할 때 들려오는 엄마의 따뜻한 목소리와 심장박동 소리, 젖 넘김 소리가 청각을 자극하고, 엄마와 눈을 맞추면서 온몸으로 느끼는 사랑과 신뢰와 믿음이 세포 속에 안개처럼 스며드는 것이 오감 자극이며 모유수유다.
모유를 끊고
어떤 방법으로 놀아주면서
7~8번 수유한 모유의 장점을
넘을 수 있을까?

Asian mother breastfeeding her baby boy

“오늘은 아기(아기)가 처음으로 제 젖을 빨았어요.”
하며 감격스러워하는 엄마,
● ● ●
“젖량이 이만큼 늘었어요.”
하면서 자랑스럽게 젖병을 내미는 엄마,
● ● ●
“10일 만에 처음으로 통증 없이 잤어요. 이런 날도 있다니, 참고 먹이길 잘했다.”
하며 수유를 도와준 선생님들께 감사하는 엄마 등등…

엄마들의 재잘거림으로 가득 찬 조리원이 되었으면 좋겠다.
“모유를 잘 먹일 수 있다면 뭔들?”
하면서 경쟁적으로 먹고, 젖을 짜고(유축), 수유하던 조리원이 그립다.

임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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