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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홍

1.2kg의 미숙아를 낳은 맘이다.
응급으로 태어나는데, 설상가상으로 인큐베이터가 없어서 인근 대형병원으로 옮기고, 울면서 어찌 지내다 보니 5일이나 지나 버렸단다.
정신을 차리고 그제야 유축을 해보니, 한 방울도 나오지 않았다.
주치의 선생님은 미숙아에 있어서 모유는 약이라면서 모유를 짜오라고 했단다.
병원에서 사투를 버리고 있는 아기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모유를 짜서 주는 것밖에는 없는데, 이것마저 할 수 없어서 눈물로 지내다가 상담실을 찿아온 케이스다.

“젖량을 늘려주세요.이런 상태에서도 젖량이 늘어날까요?”

모유를 먹이고는 싶은데, 실패하는 맘들의 70%가 젖량 부족이라고 한다.


돼지족이 젖량을 늘릴 수 있을까?
지금도 친정 부모님이나 시부모님 등 주변 사람들은 출산을 했다고 하면, 잘 먹어야 한다고 한다. 산모의 몸을 생각해서이기도 하지만 잘 먹어야 젖이 잘 나온다고 생각해서다.
옛날에는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단백질이 부족한 상태였다. 이런 상태의 산모들이 고기가 들어간 미역국과 흰쌀밥을 먹으면 젖이 휙휙 돈다고 표현했다. 임산부에게는 의례히 가물치와 잉어탕, 사골국, 돼지족 등을 먹여왔고, 그 시대에는 그렇게 먹어서 젖이 잘 나온다고 생각했다.(실제로 늘 수 있는 이유가 젖 분비 호르몬인 프로락틴의 중요 요소가 단백질이기 때문이다.)
영양상태가 풍부한 현대의 산모들은 그렇게 고지질의 음식들은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
배유구를 막는 원인으로 작용하여 젖량을 부족하게 만들거나 유선염이 오는 원흉이 되었다.

젖량을 늘리는 민간요법으로 돼지족, 서양에서는 펜넬이라는 허브를 사용한다. 병원에서는 위장약의 부작용으로 프로락틴(젖분비 호르몬)을 높여주는 약을 처방하기도 한다.
돼지족과 펜넬 등의 허브도 프로락틴을 높여주는 민간요법이다.
그러나 현대의 산모들은 프로락틴이 모자라서 젖량 부족이 아니기 때문에 이것저것 다 먹어도, 심지어 젖량 늘리는 약을 처방 받아서 먹어도 늘지 않는다는 산모들이 상담실을 찾고 있다.

유축만으로 젖량이 늘어날까?
어릴 적 시골 할머니 집에는 공동우물이 있었다. 우물은 많은 사람이 퍼가도 어느새 물이 차서 같은 수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어느 날인가는 우물을 퍼내는 것도 보았는데, 우물물이 탁해지고, 물이 잘 차지 않을 때는 우물을 퍼내고, 우물 밑을 청소하면 다시 깨끗한 물이 차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우물을 퍼내야 한다고 했다.
유방도 우물과 같아서 비워지면 다시 채워지는 기능이 있다.
주기적으로 비워주지 않으면, 유방에는 젖이 고이게 되어 우물물이 탁해지듯 유즙도 탁해지기 시작하며 젖량도 줄게 된다.
비워주는 것은 아가가 빨아내거나 유축을 해서 유지할 수 있는데, 고인젖이 되어 유즙이 탁해지기 시작하면, 우물을 퍼내듯 유방도 밑면의 나빠진 것을 퍼내주어야 하는데, 유축기로나 아가가 빨아주는 것으로는 할 수 없다.

어떻게 젖량을 늘릴 수 있을까?
유방은 마르지 않는 샘처럼 빨리면 빨릴수록 늘어나는 기능이 있다. 적게 먹으면 적게 먹은 만큼 채우고, 많이 먹으면 많이 먹은 만큼 채운다. 그래서 아기 먹을 만큼 젖량이 조절된다고 한다.
그러나 아가가 긴 시간 잠을 자서, 갑자기 외출 할 일이 있어서, 아니면 몸이 아파서 빨리지 못하고, 긴 시간을 두면(통상 6~9시간) 고인샘처럼 되어 유방의 순기능을 잃어버리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우리의 뇌에서는 ‘유방이 꽉 차 있으니, 젖을 그만 내보내야해’라고 신호를 보내어 젖분비 호르몬을 적게 내보내려 한다. 그것마저도 안 될 것 같으면, ‘젖분비 호르몬이 과다네, 비상이야’ 하면서 젖분비 억제 인자를 추가로 내보내게 되어 젖기능을 마비시키면서 젖량은 급격히 줄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는 우리가 젖량을 늘리려고 노력했던

  1. 아가에게 빨리기
  2. 아가에게 빨리고 추가로 유축하기
  3. 젖량을 늘리는 음식이나 약먹기

등으로는 할 수 없는 불가항력의 영역에 다다르게 된다.

어떻게 해야 젖량이 늘 수 있을까? 유방의 순기능을 살려야 한다. 유방의 고인젖을 퍼내고 유방의 밑면을 깨끗이 청소를 해주어야 한다.
이 작업은 우물 퍼내는 기술자가 우물을 다시 살리듯이 특별한 기술을 가진 유방관리전문가에게 의뢰를 해야 한다.
유방이 정상적이라면, 젖량을 늘리고, 줄이는 것은 아기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아기가 잘 못 빨아낸다고 아기 탓하지 말고, 내 유방이 정상인지 아닌지를 엄마는 항상 점검해야 한다.

젖량을 늘리고 싶다면, 유방을 정상적으로 만들어주자.

임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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