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미래인재로 키울까?

Picture of 관리자
관리자

2023년 한국직업능력연구원에서 조사한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 조사 결과, 운동선수(13.4%)가 1위를 차지했고, 의사(7.1%), 교사(5.4%)순서였다. 4위는 창작자(크리에이터)로 무려 5.2%를 차지했으며, 요리사가 5위였다. 중고등학생들의 희망 직업 조사결과 상위 5위 이내에 판・검사는 자취를 감추었고, 교사와 의사가 명맥을 유지하였다. 대신 소프트웨어 개발자나 생명과학자가 차지하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초등학생의 20.7%, 중학생의 41%, 고등학생의 25.5%는 희망 직업이 없다고 답변했다는 사실이다. 이유는 무엇을 좋아하는 지? 무엇을 잘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란다.
학생들이 희망하는 직업과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미래세대들의 희망 직업은 사회변화를 반영한다는 측면에서 교육적 대응과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교육은 개인의 행복 추구나 인격함양의 기능도 있지만 시대 변화에 따른 국가의 경쟁력 확보와 국가의 지속발전 가능을 위한 인재양성이란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과 교육의 근본적인 목적에는 차이가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행복이라고 하였다. 이 행복을 summum bonum이라고 하는데, 라틴어로 ‘summum’은 최고라는 뜻이고 ‘bonum’은 좋다는 의미이니 ’최고의 선(善, highest good)을 구현하는 것을 교육의 목적으로 보았던 것이다. 동양에서의 교육의 목적은 대학(大學)에 잘 나타나 있다. 이른바 3강령인데 3강령은 명명덕(明明德 덕을 밝히는 일), 재신민(在新民, 백성을 새롭게 하는 일), 지어지선(止於至善, 선에 이르는 일)이다. 교육은 깨우침을 통해 선한 일을 추구하는 것이 근본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기에 모르면 배워야하고 배움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었다. 또한, 알면 가르쳐야하고 가르치는 것은 자랑할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나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은 달랐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디오게네스는 한 낮에도 등불을 들고 다녔다. 이유인즉 ‘정직한 사람’을 찾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철학자였던 디오게네스의 눈에는 사회가 부패하고 비리와 탐욕이 가득한 세상이었기에 자신을 성찰하는 참된 사람이 그의 관심사였던 것 같다. 당시 시민들도 디오게네스를 존경했다고 하는 것을 보면 ‘정직한 사람’이 당대의 인재상이 아니었을까? 중국 당나라 때의 관리등용의 기준은 ‘신언서판(身言書判)이었다. 신체가 건강하고풍채나 용모가 단정한 것이 필요했고, 똑똑한 발음에 말을 조리있게 하는 언변이 요구되었으며, 글씨를 잘 써야하고 문장이 조리 있어야 했다. 또한, 사물의 이치나 논설의 근거가 충분하게 여겨지는 판단력을 가진 자가 당시에는 관리로서의 필요 조건이었던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이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 로봇이나 드론의 등장으로 사회는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자율 주행차가 이미 운행되고 있고, 가상현실 세계가 도래하는 시점이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와 맞물려 기후 변화가 심각한 현시대는 확실한 불확실성의 사회이다.
이러한 사회를 주도할 인재는 어떠한 인재일까?
세계 각국의 저명한 교육학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고 다양한 지식을 융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창의 융합형 인재라고 말한다. 미래사회를 이끌어갈 인재는 인문학적인 상상력과 과학적인 사고력을 갖춘 융합형 인재라는 것이다.

사실 미래사회는 과거에 접했던 그 어떤 시대보다도 급격한 사회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에 대처하기도 쉽지 않고, 교육적 지향점을 마련하기도 어렵다. OECD에서는 ‘학습나침반 2030’에서 교육적 지향점을 ‘개인과 사회의 well being’으로 표현하고, 지식과 기능, 태도와 가치교육을 통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줄 알고, 긴장과 딜레마에 대처하는 능력을 키우며, 책임감을 갖게하는 역량이 필요하다고 지적하였다.
우리나라는 교육의 설계도인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미래세대가 ‘자기주도적이고’, ‘창의적이고’, ‘교양있고’, ‘더불어 살아갈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하고, 이러한 인간을 육성하기 위해 ‘자기관리역량, 지시정보처리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 심미적 감성역량, 협력적 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역량들이 미래세대들이 요구하는 장래 진로와 얼마나 밀접한 관련성이 있을까? 마치 교육의 목적과 교육의 도구적 역할과의 괴리를 보는 것 같다. 이러한 간극을 좁히는 것이 교육정책 과제요 숙제인 것이다.

미래세대의 장래희망과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 육성은 교육의 주체인 학생들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학생들이 무엇을 좋아하는 지 무엇을 잘하는 지 찾는 일부터 출발해야 한다. 우선 각 가정에서는 자녀들을 위한 교육적 관찰이 요구된다. 밥상머리교육이나 효(孝)의 가치 또는 가정의 가치가 되살아 날 수 있는 워라벨이 이루어져야 한다.할아버지 할머니의 연륜과 사랑이 어울어지는 격대교육(隔代敎育)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학교에서도 학생들의 소질과 적성을 찾아주는 교육이 보다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진로 직업교육이 초등학교 시절부터 체계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갈 수 있도록 교육적 환경과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한다.

1만 시간의 법칙이 있다.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1만 시간 정도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법칙이다. 1만 시간은 매일 3시간씩 훈련할 경우 약 10년, 하루 10시간씩 투자할 경우 3년이 걸린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면 1만 시간을 견딜 수 있다. 자기가 잘하는 것이면 더욱더 멋진 결과를 이루어낼 수 있다. 10년의 법칙이 있다. 어떤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성과와 성취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최소 10년 정도는 집중적인 사전 준비를 해야 한다는 이론이다. 그릿(GRIT)의 저자로 유명한 엔젤라 더크워스는 평범한 지능이나 재능을 가졌더라도 성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태도는 열정과 끈기라고 지적하였다. GRIT은 Groth mindset(성장의 마음가짐), Resilience(회복 탄력성), Intrinsic motivation(내적 동기), Tenacity(끈기)의 첫 글자로 선천적인 재능보다 끈기있는 노력이 성취에 더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포기하지 않는 열정을 가지고 의식적인 훈련과 노력을 통해 끈기나 도전심 같은 마음의 근력이 단단한 사람이 성공한다는 것이다.

미래인재는 자기 일에 낙담하지 않고 최고의 성취를 이루기 위해 자기만의 스토리를 간직할 수 있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가 노력해야 할 과제인 것이다. 한 아이가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한 이유이다.

Share:

Facebook
Twi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