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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정

이혼이 큰 흠집이 아닌 세상이 되었다. ‘돌싱’이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는 세상이다. 하지만 여전히 이혼에 대한 논의는 어려운 난제이다. 이혼 사유는 매우 복잡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상대방의 결격 사유로만 밀어붙이는 것에도 한계는 있다. 한 사람 잘못으로는 이혼하지 않는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기 때문이다. 이혼의 유혹을 떨쳐내기 위해서는 현대 사회에서 결혼의 복잡성에 대한 더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상호 성찰과 노력의 가치를 더욱 중요하게 여겨야 결혼 생활을 행복하게 유지할 수 있다.

상담을 통해 본 이혼의 세태들
전통적으로 ‘평생의 약속’으로 여겨졌던 결혼은 일시적인 감정의 변덕과 일상생활의 압박으로 인해 종종 위기가 찾아오는 경우가 있다. 이혼 빈도가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은 현대 사회가 조바심과 충동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사소한 논란에도 벼랑에 몰린 채 성급하게 결정을 내리고 후회하는 부부들이 많아진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요즘 들어 이혼 사례 상담이 특히 많다.
누구나 결혼생활을 하면서 위기조차 느껴보지 않은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는가?
상담을 할 때 보면 꼭 이혼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도 무척 많다. 사주를 보면 지금의 위기만 넘기면 평생 동안 잘 살 것 같은 부부들이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 이혼을 안 하는 방향으로 상담을 하는 편이다.
상담을 하러 오시는 분들은 여성분들이 대다수다. 그들의 하소연을 들어주고 맞장구를 쳐주며 같이 욕을 해주기도 한다. 그렇게 함께 의견을 투합해 남편에 대한 속풀이를 해소하게 되면 여성분들의 조급했던 마음들이 가라앉게 된다. 그리고 그때부터가 진짜 상담이 시작된다.
사주를 보고 길흉을 예지하여 갈길을 알려준다. 이혼의 위기는 정신을 피폐하게 만든다. 사리분별이 어려운 상태일 때도 많다. 그만큼 이혼으로 가는 길은 고되고 힘들다. 그래서 더욱 바른 길을 내기 위해서 노력한다. 그것이 무업을 잇는 사람들의 숙명이라고 여기며 30년을 살아왔다.
배우자의 불륜에 의한 이혼상담이 많기 때문에 도화살이니 홍염살이니 하는 살(煞)을 언급하며 상담하러 오시는 분들이 종종 있다. 나쁜 사주라고 흔히 알고 있지만 당사자에게는 좋은 사주다. 외모와 매력을 타고났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에게 항상 인기가 많은 사주이다. 하지만 과유불급(過猶不及)처럼 자신의 타고난 장점을 잘 제어하지 못해 결국 이혼의 실마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일반인들도 자신의 사주에 이런 살(煞)이 없다고 남녀간의 불미스러운 일(불륜)을 장담하면 안 된다. 누구나 1년에 한 번은 도화살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결혼 생활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방법을 알아야 한다.
상담의 대부분도 결혼생활을 지키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짓는다.
여성분들 경우 특히 남성분들보다 인내심이 짧다. 이혼 상담을 위해 찾아오는 남성분들은 거의 없다. 그러면 남자보다 여성이 더 못 참는 이유가 무엇일까?
결혼이란 관념에 접근하는 남녀간의 우선순위에 대한 차이 때문이다. 여성분들은 나만 사랑할 것이라는 자기중심적인 기준이 강한 반면 남자들은 사회적 이목과 체면을 더 중요시 하는 경향이 많다. 그 때문에 파탄지경에 이른 결혼 생활조차도 남자들은 유지하기 위해 노력을 하지만 여성분들은 감정에 몰입되어 결정을 하는 편이다.(사회적 통계가 아닌 상담사례를 통한 개인의 의견입니다.)
일생을 살아가는데 수많은 선택지로 가득 찬 세상이다. 그 중 이혼도 하나의 선택지이다. 하지만 인내심 부족으로 인한 너무 성급한 판단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문제에 대한 대안은 이혼 서류에 서명하기 전에 반드시 고민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다음에 올 때는 남편하고 같이 한번 와봐”
누구나 한번쯤은 이혼의 위기가 닥친다. 여성의 사회적, 경제적 자립구조와 돌싱에 대한 편견이 조금은 자유스러워졌기 때문에 이혼이라는 헤어짐의 문제를 쉽게 여기는 경향이 생겼다. 거기에 결혼과 이혼 사이에 존재하는 부부간의 삶의 시간들을 돌이켜 볼 여유를 당사자들이 갖지 않고, 충동적인 감정에 몰입되어 이혼을 서둘렀기 때문에 이혼증가율 상승에 일조를 한다. 그래서 이혼 상담을 하러 온 분들에게 “남편하고 같이 한 번 와보세요”라고 말한다.
이혼 숙려기간을 제안하는 가정법원의 판사가 된다. 그러면 대부분 손사래를 치면서 “이런 일로 우리 남편은 절대 안 와요.”라고 말한다. 그럴 때를 대비한 비장의 카드가 준비되어 있다.
“그러면 집에 가서 메모를 한번 해보세요. 남편과 살면서 뭘 잘 했는가? 또 내가 무엇을 잘못해 주었는가?를 적어보세요.”라고 제안을 한다.
억지로라도 결혼 생활 동안의 삶의 궤적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만들고, 조급한 감정에서 벗어난 상태로 좋았던 추억을 관조하게끔 강제하는 방법이다.
그렇게 메모를 하게 시키면 대부분 이혼을 포기하게 되고 나중에 고맙다고 감사의 전화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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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을 지키는 비법 “많이 칭찬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하자.”
이혼 후에 결혼할 상대자의 사주를 몇 개씩 들고 찾아오시는 분이 있다. 한 번 실패했기 때문에 재혼을 하기 위해서는 무척 조심스러워한다. 하지만 그들에게 좋은 말을 해준 기억이 별로 없다.
“사주가 좋아야 좋은 사람도 만납니다.”라며 단호하게 거절한다. 이혼이 죄는 아니다. 하지만 이혼의 과정에는 분명 두 사람의 잘잘못이 모두 존재한다. 한 사람의 잘못으로는 절대 이혼하지 않는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기 때문이다.
무속에서 흔히 구업(口業)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구업은 말로 짓는 죄이다. 구업으로는 나쁜 말을 하는 것, 다른 사람의 과실을 말하는 것, 그리고 한 입으로 두 말 하는 것 등이 해당되며 이혼의 자체가 결혼의 맹세를 어기는 구업의 죄를 지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상대편을 많이 칭찬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하는 것이 선업을 쌓는 일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상대편을 많이 칭찬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하는 것이 가정을 흔들림 없이 지켜갈 수 있는 가장 쉬운 길임을 깨달아야 한다. 이런 부모들의 모범이 아이들 또한 잘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는 자양분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하자.

현대사회에서의 결혼은 인내, 상호간의 이해, 미덕을 요구한다. 좋은 일과 나쁜 일이 함께하는 결혼의 긴 여정 속에서 큰 파도의 앞에서 탈출의 유혹에 굴복하기보다는 함께 폭풍을 헤쳐나가겠다는 근본적인 마음가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혼의 유혹은 서로간의 굳건한 이해와 사랑했던 시간들을 되돌아보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면 절대 현혹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글 / 이경자 망묵굿보존회 회장

서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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