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초식/양수탁천 리삼초(兩手托天 理三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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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우

1초식 / 두 손으로 하늘을 받쳐 올려 삼초를 다스린다.

홍길동은 소설 속의 인물이 아니다. 실제 존재했던 역사 속의 인물이다. 그는 뛰어난 무사였다. 의적 무리의 우두머리였다. 그의 이름은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한다. 실록에 따르면 연산군 6년인 1500년 10월22일 정승들은 “강도 홍길동을 잡았다고 하니 기쁨을 견딜 수가 없습니다. 백성을 위해 해독을 제거하는 일이 이보다 큰 것이 없으니 청컨대 이 시기에 그 무리를 다 잡도록 하소서”라고 아뢨다. 이후에도 실록에는 선조 21년인 1588년까지 홍길동이라는 이름이 여러차례 등장한다.

당시 연산군의 폭정으로 백성들이 큰 어려움이 빠졌을 때 전국 각지에서 의병들이 일어나 탐관오리들과 맞섰고, 그 가운데 충청도에서 큰 세력을 규합한 의적 우두머리가 바로 홍길동이었다. 결국 관군에 체포돼 비참한 최후를 마친 홍길동은 민간에서 영웅으로 존재하다가 허균에 의해 최초의 국문소설인 <홍길동전>으로 100년 뒤에 부활했다.

소설 속에서 홍길동은 슈퍼맨이다. 천근이 되는 바위를 들어 올리는 괴력을 지녔고, 한꺼번에 8명이 활약하는 분신술을 구사했고, 바람을 불러 일으켰고, 퇴마술과 변신술에 능했다. 그렇다면 실제 홍길동은 어떠했을까?

아마도 도교의 양생술 등 민간에서 널리 퍼졌던 건강양생술과 무술의 달인이었을 것이다. 중국의 도교가 삼국시대 한반도에 전래된 이후 조선시대의 도교는 수련 양생술인 내단법이 발달했다. 조선의 불로장생 신선사상은 일부 지식인들에게 파고들어 조선단학파를 형성했고, 이들은 인체에 단전을 완성해 신선을 지향했다. 아마도 횽길동도 당시 그런 내단법의 도교 수련에 심취했고, 대중을 이끌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을 것이다. 저자인 허균 역시 이런 건강 양생술에 조예가 깊었을 것이다.

그런 심신 수련법의 하나가 바로 팔단금이었다. 조선시대 양반들은 앉아서 하는 팔단금을 선호했다. 팔단금은 8단계의 비단처럼 아름다운 동작의 모음이다. 각 단계를 초식이라고 부르고, 각 초식별로 한자 7자로 이름을 붙였는데, 그 이름은 그 초식의 효능과 특징을 이야기한다.

1초식은 양수탁천 리삼초(兩手托天 理三焦)이다. 두손으로 하늘을 받쳐 올려 삼초를 다스린다는 뜻이다. 삼초는 무엇일까? 삼초는 한의학에서 인체 내장을 통틀어 말하는 오장육부의 하나이다. 삼초는 다른 내장과 달리 형태가 없다. 해부학상 실질적인 형태는 없고 오직 기능만 존재한다는 장기이다. 삼초는 상초(上焦), 중초(中焦),하초(下焦)로 나뉜다. 상초는 심장과 폐를 중심으로 흉부를, 중초는 위장 비장 간장을 중심으로 복부를, 하초는 신장과 방광을 중심으로 하는 하복부를 말한다. 상초는 호흡과 혈액순환, 중초는 소화기능, 하초는 배설기능을 담당한다. 결국 1초식은 두 손으로 하늘을 받쳐 올리는 동작으로 삼초의 기능을 활성화하는 동작이다. 이 동작이 1초식인 이유는 본격적인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내부의 장기를 가동시킨다는 의미가 있다.

팔단금은 그 종류와 방식이 다양하다. 앉아서 하는 좌식(坐式)이 있고 서서 하는 참식(站式)이 있다. 참식은 동작이 부드럽고 가벼운 문팔단금(文八段錦)과 동작이 강하고 중후한 무팔단금(武八段錦)으로 나뉜다.

무팔단금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모든 동작을 있는 힘을 다해 하는 것(극력·極力)이고, 그 다음은 숨을 가득 들이쉬고 참을 수 있을 때까지 호흡을 멈추는 것(폐식·閉息)이다.

극력은 힘을 줄 때 최대한 힘을 쏟으라는 뜻이고, 폐식은 숨을 들이쉰채 멈추어 폐활량을 늘리는 작용을 한다. 특히 폐식은 도인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 때 숨을 멈출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돼 위험한 수련으로 꼽힌다. 하지만 팔단금은 폐식은 숨을 멈춰 평소에 가동하지 않는 허파꽈리를 움직이도록 만들어 폐활량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동작을 할 때는 비단금자를 떠올리며 최대한 부드럽고 우아하게 하자.

현대시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도시병에 시달린다. 스트레스와 운동부족 현상 때문에 어깨, 목, 등이 아프고, 허리가 시큰거리고, 무릎이 약해져 팔다리가 무기력하게 되고, 손가락 관절이 유연하지 못하고, 신경쇠약을 호소하는 등 식욕부진, 체력저하에 시달린다. 1초식은 특히 이런 증상에 효과가 크다.

 내장기관 처짐, 척추의 퇴화와 측만증, 굽은 허리, 구부정한 어깨, 거북 목, 비대칭 어깨 등의 나쁜 자세를 교정하고, 근육 발달도가 낮고 체력이 약한 청소년의 체력 증진에도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운동의 부상을 줄이기 위해 다른 종목의 운동 전 워밍업으로도 충분히 사용될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 천천히 세 번을 하면 밤새 굳었던 허리도 펴지고, 온 몸에 기운이 돌기 시작한다.


세부 동작 설명

1.온 몸의 긴장을 풀고 허리를 세우고 바르게 선다. 호흡은 가늘고 길고 깊고 자연스럽게 한다.

2.왼발을 어깨너비로 벌린다. 어깨에 긴장을 주면 안된다.

3.숨을 가슴 깊이 들이쉬며 양 팔을 어깨 높이로 들어 올린다. 천천히 그리고 허파에 꽉차게 들이 쉰다. 흉식호흡이다.

4.숨을 조금 내쉬며 두 팔을 45도 정도 안으로 모은다.

5.두 팔을 힘차게 뒤로 제낀다. 가슴이 크게 벌어짐을 느낀다. 숨을 멈춘다. 10초 가량. 폐식이다. 숨을 멈추면 평소 예비로 준비하면 허파꽈리들이 긴장을 하고 작동하기 시작한다. 비상상황인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폐활량이 커진다.

6.숨을 코로 부드럽게 내쉬며 양 팔을 가볍게 모으며 내린다.

7.다시 숨을 들이쉬며 두 팔을 앞으로 감아 올린다. 이때 호흡은 복식호흡이나 단전호흡이다. 초보자들은 들이쉰 공기의 기운이 배꼽까지 내린다고 생각하면 된다. 즉, 숨을 들이쉬면 가슴이 부푸는 것이 아니라 아랫배가 부풀어 오르면 된다.

8.두 팔을 머리 위에서 크게 벌리며 펼친다. 시선은 하늘을 향한다. 가슴이 쫙 펴짐을 느낀다.

9. 천천히 두 손바닥이 하늘을 향한채 어깨 높이까지 내린다. 숨은 길게 내쉰다.

10. 손등이 하늘을 향하게 뒤집고, 엉덩이를 뒤로 빼면서 허리를 굽힌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한다.

11.허리를 90도 굽힌다. 오금이 구부러지지 않게 편다. 꼬리뼈는 하늘을 향하면서 최대한 뒤로 뽑는다. 굽혀진 상체가 앞으로 숙여지지 않게 주의한다.

12.두 팔을 아래로 내린다. 허리가 이완됨을 충분히 느껴야 한다.

13.양 손을 깍지끼고 한차례 허리를 출렁인다. 경추는 직각으로 세워 오금부터 꼬리뼈 천골 흉추 경추가 최대한 길게 되도록 노력한다.

14.깍지낀 두 팔에 무거운 바위를 넣었다고 생각하며 천천히 그 바위를 들어 올린다. 아주 천천히. 숨은 깊게 들이 쉰다

15. 가슴부위까지 들어 올린다.

16.턱 주변에서 두 손을 뒤집어 하늘로 향한다.

17.하늘로 향해 두 손을 힘차게 뻗는다. 탁천이다. 이때 뻗은 앙 팔이 귀에 닫도록 뻗어야 한다. 시선은 하늘을 향한다. 허리가 곧게 펴짐을 의식해야 한다. 이 초식에서 가장 중요한 동작이다. 온 몸의 기운이 하늘로 향한다고 느끼자. 땅의 기운이 발바닥 용천혈을 통해 들어와 다리를 거쳐 척추를 지나 머리 꼭대기에 있는 백회혈을 통해 하늘로 향하고, 다시 하늘의 기운이 반대의 경로를 통해 땅으로 스며든다. 하늘과 땅 사이에 내가 힘차게 서 있는 것이다. 천지인이 하나가 된 것이다, 그 중심에 내가 있다. 벅찬 희열을 느낀다.

18. 깍지를 풀고 숨을 내쉰다.

19.두 팔을 양쪽으로 펼치며

20. 편안하게 내린다.

21. 두 팔이 허벅지에 닿는다. 늠름하게 선다.

22 두 발을 모으며 초식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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