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초식 / 조리비위수단거(調理脾胃須單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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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우

3초식 / 한 손을 머리 위로 들어올려 비장과 위장을 다스린다

민족 종교인 대종교를 창시한 나철((1863~1916) 선생은 평생 몸과 마음의 수련에 힘썼다. 문과에 급제한 뒤 승문원, 승정원 등의 관직에 근무했던 선생은 일제의 조선 침략이 본격화되자, 관직을 사임하고 유신회라는 비밀 단체를 만들어 구국운동을 시작했다. 을사늑약에 체결되고 나철 선생은 을사오적 암살단을 조직했으나 거사에는 실패했다. 그후 대종교를 창시해 민족 정신 운동을 펼쳤고, 구월산에 들어가 수도에 전념하다가 숨졌다.
선생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결 방법은 폐식(閉息). 숨을 스스로 멈추는 것이다.
선생은 자신을 잡으러 온 일본 헌병들이 거처를 포위하고 순순히 잡히라고 하자, 내일 새벽에 자수할 터이니 밖에서 기다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일본 헌병들이 그 제안을 받아 들였고, 밤새 기다리다가 새벽이 되어도 인기척이 없어 선생의 거처를 문을 부수고 들어가 보니, 숨져 있었다고 한다. 책상에는 가족과 지인들에게 보내는 유서가 여러 장 놓여 있었다고 한다.
선생이 자결의 방법으로 택한 폐식은 전통의 도인술에서도 수준이 높고, 위험한 수련방법이다. 불수의근으로 움직이는 호흡 작용을 스스로 멈추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고, 고도의 수련 과정이 없으면 가능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스스로 숨지는 날을 예고하고 좌탈입망하는 도인들은 아마도 이렇게 스스로 호흡을 멈추는 수련을 평소에 지속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일반인들은 폐식을 수련하지 않으나 도인이나 차력사들은 은밀히 폐식을 수련한 것으로 전해진다.
배달 최영의 선생도 강한 힘을 내기 위해 폐식을 수련했고, 수련 결과 7분까지 숨을 멈출 수 있었다고 한다. 폐식 수련을 하면 평소 휴식하고 있던 허파꽈리가 가동을 시작하고, 폐활량이 크게 늘어난다고 한다. 팔단금이 몇 개 동작에서 시작할 때 폐식을 잠시 하는 이유도 폐활량을 키우기 위해서이다. 일반인들도 무리하지 않는 정도에서 폐식 수련을 하면 숨이 차지 않고,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목숨은 다름 아닌 목으로 숨을 쉬는 것이다. 목의 간단한 근육과 신경으로 힘들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숨쉬는 것이다. 목숨이 끊어진다는 것은 이렇게 목으로 숨을 못쉬는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보통 인간은 평균 하루에 21,600번 숨을 들이 쉬고 내쉰다. 2초간 들이쉬고 2초간 내쉰다. 1분동안 15번 호흡하고, 1시간에는 900번, 24시간에는 21,600번이 된다. 이 호흡 회수를 줄이는 것이 몸과 마음을 안정화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마음이 불안하면 호흡이 거칠어지고, 심장이 빨리 뛴다. 반대로 심장이 빨리 뛰면 호흡이 거칠어지고 불안이 엄습한다. 결국 마음과 호흡, 심장은 상호간 긴밀한 연관 관계 속에 움직인다. 하나가 긴장하면 나머지도 긴장하고, 하나가 안정되면 나머지도 안정된다.
이 세 요소 가운데 마음과 심장의 움직임은 내 의지가 아니다. 하지만 호흡은 내 의지가 가능하다. 내가 숨을 멈추면 호흡이 멈추고, 숨을 내쉬면 호흡이 시작된다.
호흡을 평소보다 늦추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호흡을 평소보다 절반으로 줄이면 심장의 박동도 줄고, 마음도 안정된다. 이런 변화가 생기면 생각에 사용되는 뇌 세포의 양이 평소보다 최대 20%까지 늘릴 수 있다고 뇌 과학자들은 이야기한다. 그래서 호흡을 줄이며 명상에 빠지면, 평소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고, 창의적인 생각이 떠오르게 된다. 또 정신이 맑아지고 정신적인 초능력도 기대할 수 있다.
삼매경의 즐거움이다.
호흡을 그렇다고 애써 줄이려고 하지 말자. 가늘고, 깊고, 길고, 지연스럽게 하다보면 호흡의 횟수가 줄어들고 몸과 마음의 안정을 가져올 수 있다.

팔단금 3초식은 소화의 기능을 높이는 동작이다. 기운의 기(氣)자는 쌀미(米)자가 한 가운데 있다. 호흡과 함께 위장에서 소화하는 음식을 잘 먹어야 기운을 쓸 수 있다. 쌀을 먹지 못하면 기운을 쓸 수 없다는 뜻이다. 물론 현대인들은 쌀이 아닌 다른 곡물이나 음식으로 기운을 차릴 수 있지만 옛날 사람들은 쌀이 절대적이었을 것이다.
소화를 잘 하려면 비장과 위장이 좋아야 한다. 비위가 상한다‘는 뜻은 소화 가능에 장애가 온다는 뜻이다.비위가 좋다’는 뜻은 무엇을 먹어도 소화가 잘될 만큼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좋다는 뜻이다. `조리(調理)‘는 잘 다룬다는 의미이고, 비장은 지라와 이자를 지칭한다. 지라는 적혈구와 림프구를 만들고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내보내는 저장고 역할을 하고, 이자는 소화를 담당하는 효소를 분비한다. 위장은 음식물을 담아 일차적으로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니 비위가 약하면 쉽게 지치고, 매사 의욕이 없고, 피곤한 삶을 살아야 한다.


3초식은 한 손을 들어 소화 기능을 높이는 동작이다. 잠시 폐식을 한뒤 우선 힘껏 주먹을 쥐고 시작한다. 주먹을 쥐는 동작을 자주하면 손가락에 힘이 생긴다. 마치 복싱에서 어퍼컷을 치듯 한 손으로 힘차게 어퍼컷을 끊어치고, 손바닥을 힘있게 펴서 땅을 딛는다. 상체를 멀리 내던진다는 느낌이다. 반대편으로 반원을 그리며 손과 몸통을 돌린다. 그리고 허리를 펴면서 한 손을 올린다. 45도 정도로 높이고, 시선은 손등 저편에 둔다, 이때 발 자세는 궁보(弓步)이다. 앞다리 무릎은 굽히고, 뒷다리 오금을 쭉 핀다. 내린 손은 허리 뒤편에서 손등을 하늘로 하고 손목을 힘있게 젖힌다. 허리는 부드럽고도 힘차게 활처럼 휜다. 자세가 낮을수록 좋다. 올린 손의 각도를 90도 정도로 높이면 허리의 휨 정도가 커진다. 반대 방향으로 반복한다.
인간이 사는 동안 가장 많이 먹는 음식이 공기이다. 좋은 공기를 많이 먹으면 산소 흡입량이 많아져 혈액순환이 좋아진다. 올바른 호흡을 하고, 명상을 하며 호흡의 횟수를 줄이면 몸과 마음이 안정된다. 인간이 태어나면 평생의 호흡 수를 갖고 태어난다고도 한다. 숨가쁘게 살면 그만큼 수명이 줄어들 것이다. 내 마음이 바닷물 깊숙이 잠수해 크고 작은 바람에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또 팔단금 3초식으로 소화 기능을 높이면 기운이 충만해 진다.
절제된 두 손의 상하 올리기와 내려 누르기는 소화기관을 잡아당기고 밀어내는 동시에 비장등을 자극해서 인체의 소화와 면역기능 향상시킨다. 멋진 동작이다.


세부 동작 설명

1.두 다리를 모으고 바르게 편하게 선다.
2. 왼발을 두 어깨너비로 벌린다.
3. 크게 긴 숨을 들이쉬며 두 팔을 양옆으로 들어 올린다.
4. 펼쳐진 양손 주먹을 쥐고 무릎을 구부리며 좌궁보, 오른 주먹을 아래서

5. 궁보 자세 위에서 ‘어퍼컷’ 올려치기를 한다.
6. 오른손 주먹을 풀고 팔꿈치와 손바닥을 쫙 펴고 허리를 숙여 바닥을 찍는다.
7. 오른 손날을 바닥에 대고 허리를 틀어 우전한다.
8. 확실하게 우궁보 자세로 전환하고 오른 손바닥으로 고인물을 뜬다.

9. 상체를 들어 올리며 오른 손바닥을 무릎과 허벅지를 따라서
10. 얼굴 앞에서 손바닥을 뒤집어
11. 눈 앞에서 뿌리고 손을 상방으로 뻗어 응시하고 뒤 손은 아래로 뻗고 손등을 꺾어준다.
12. 뒤 왼손을 주먹으로 쥐고 힘차게 ‘어퍼컷’을 쳐올리고 오른손은 주먹으로 내린다.

13. 주먹을 펴고 팔꿈치와 손바닥을 쫙 펴서 손날로 바닥을 찍는다.
14. 손 끝을 바닥에 찍은 채로 좌전을 한다.
15. 확실하게 좌전하여 좌궁보 자세를 이룬 후 손바닥으로 물을 뜨듯이 한다.
16. 상체를 세우며 손바닥으로 뜬 물을 무릎, 허벅지, 얼굴까지 올리고

17. .퍼올린 물을 손바닥을 뒤집어 뿌리고 손등 너머로 달을 올려다 본다.
18. 상체의 긴장을 풀면서 무릎을 세우고 두 팔을 좌우로 크게 펼쳐 벌린다.
19. 두 다리를 모으고 바르게 편하게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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