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리더의 숙명
사람은 누구나 주인공이 되고싶어 합니다. 그리고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주인공일 수는 없습니다.
바이올린이 주인공일 때 다른 악기들은 조연이나 단역을 맡아주고 트럼펫이 주연일 때는 바이올린도 조연을 맡습니다.
너도나도 주인공이 되려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서로 자기의 소리를 돋보이게 하려고 경쟁적으로 소리를 낸다면 어느 악기의 소리가 주 멜로디인지 알 수 없습니다.
멜로디란 그 음악의 주제와 이미지를 나타내는 것이며, 정체성을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에 멜로디가 부각되지 않으면 그 음악에 의미가 없어집니다.
솔리스트 성악가들을 모아놓고 합창을 해보면 나타나는 현상이 바로 그 소리 싸움입니다. 자기 소리를 돋보이려고 하모니나 멜로디는 뒷전이죠.
좋은 연주자들은 자신이 나설 때와 물러설 때를 잘 알고 서로 배려해 가면서 연주하기 때문에 서로 다른 악기를 가지고 서로 다른 멜로디를 연주해도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 가게 되는 것입니다.
지휘자는 이런 관계를 잘 유지시키기 위해 매 순간 교통정리를 합니다. 트럼펫이 주 멜로디인데 첼로가 큰소리를 낸다면 재빨리 강력하게 제지해야 하고, 바이올린이 주인공인데 클라리넷이 큰소리를 내려한다면 역시 왼손을 사용해 소통을 해야 합니다.
왼손으로 소통해야 하는 이유는 오른손은 계속해서 박자를 저어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른손은 박자를, 왼손은 교통정리 또는 곡의 뉘앙스와 흐름을 표현해 주며, 눈은 중요한 연주자에게 골고루 향하고, 얼굴 표정은 확신을 줍니다. 그리고 온몸을 사용하여 리듬감을 나타내며 연주자들로부터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동작을 취합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이 거의 동시에 이루어진다는 것이죠.
바쁘겠죠?
한순간도 방심해선 안되는 지휘자의 숙명입니다.
그래서 머리카락이 구부러진? 지휘자가 많은가봅니다. ^^
한 집단의 리더가 되려면 지휘자처럼
나타날 사람과 물러설 사람의 교통정리를 잘 해줘야합니다.
한사람만 부각시키지 말고 골고루 돌아가며 나설 수 있게 기회를 주고 격려해주며 조직에 속해있는 소속감과 자부심을 갖게 해 줘야 하는 것이죠.
모든 조직원에게 골고루 눈길을 주어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시그널을 보내야 합니다.
그리고 지휘자가 그러하듯 온몸으로 리듬을 끄집어내어 조직에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리더의 숙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