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회 (섬세하라 2)

기업이나 단체에서도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지나칠 정도로 디테일하지 않으면 안 되는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내가 그런 것까지 신경 써야 하나?” 하는 생각을 갖고 있는 리더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리더는 큰 일에만 신경 쓰고 자잘한 것은 부하 직원들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리더가 많다는 것은 조금 실망스런 일입니다.
일의 중요성을 안다면 기획안의 철자 하나까지도 검토하고 토시 하나까지도 깐깐하게 따져서 완벽을 기해야 합니다.
오히려 큰 결정은 단순하게 해도 됩니다. 큰 일일수록 복잡하지 않습니다.
부산에 가기로 결정하는 것이 큰 일이라면 리더의 역할은 거기서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부산에 가기로 한 후의 일들이 얼마나 많은 결정을 필요로 합니까?
비행기를 타고 갈지, 고속 버스를 타고 갈지, 아니면 KTX를 타고 갈지.
이것도 리더가 결정해야 하고 몇 명이 갈지, 자가용이라면 어느 코스를 이용할지도 결정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출발 전 연료는 채워져 있는지, 정비는 제대로 했는지 하는 것들도 점검해야 합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을 리더가 손수 다 해야 한다는 건 아닙니다. 다만 철저한 점검과 디테일한 계획은 리더가 해야 할 필수적 역할이라는 말입니다.
오케스트라 연주회를 보면 연주자들이 먼저 입장하고 악장이 잠시 뒤에 입장합니다. 그리고 튜닝을 마치고 모든 준비가 완료되면 드디어 지휘자가 등장 하지요.
무대에서는 지휘자가 맨 나중에 등장하지만 공연 전 콘서트장에 가장 먼저 도착하는 것은 지휘자입니다.
왜냐하면 점검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입니다. 오케스트라의 좌석 배치부터 연주회장의 온도, 습도, 음향, 조명 등, 물론 무대감독이 있어서 그가 준비하고 있지만 점검하는 것은 지휘자의 임무이기 때문에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입니다.
공연이 실패한다면 모든 책임은 지휘자에게 돌아오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와 감독이 요구되는 것입니다.
지휘자가 가장 예민해지는 시간이 바로 공연 직전 준비과정입니다.
철저히 점검을 해도 어떤 변수가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신경이 날카로워 질 수밖에 없습니다. 심지어 연주자의 휴대폰이 꺼져 있는지도 점검합니다. 그만큼 조금의 허점도 허용할 수 없는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섬세한 것은 자잘한 것과 다릅니다.
아티큘레이션에서처럼 음 하나의 길이도 그냥 넘어갈 수 없습니다.
디테일이 승패를 좌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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