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탄생을 비는 사원

페하 이 나라의 부국과 존속을 위해선 오늘 밤이 적시(適時)이옵니다.
그런가! 꼭 그렇게 해야 하는가… 말끝을 흐렸다.
그녀는 조금은 쑥쓰럽다는 듯이 말끝을 쉽게 잇지 못하고 중간에서 얼버무린다.
이는 폐하의 개인적인 일이 아니옵고 이 나라 신라의 운명을 위한 일이옵니다. 통촉하여주옵소서.
그래 알았노라 천관은 물러가라.
특별한 독대를 하고 천관이 물러나와서 곧장 김 상궁을 찾아가서 모든 이야기를 조용히 전하고 다짐을 받는다.
오늘밤 자시 하늘 문이 열릴 것이야!
네 천관어른!
그날처럼 오늘이 길일이니 김 상궁은 정성껏 모시도록 하라.
네 알겠습니다.
그를 대령시켜놓았는가
넷 천관 어른이 시키는 대로 건장하고 젊은 사내를 물색해서 다른 처소에 대령시켜놓았습니다.
물론 왕실측에서 선발한 거지.
근데 이번만은 좀 다른 쪽에서…
쉿 그 입 다물라!
넷 죽을 때까지 함구하겠습니다.
김 상궁은 여태껏 진골에서보다 성골에서 숱한 남자들을 몰래 물색해서 데려왔지만 아직 성공하지 못한 탓은 정성이 부족하거나 부정 탄 것은 아닌지 혼자 꿍꿍 앓다가 결국 수를 낸 것이다 .
이번엔 비실비실한 왕족보다는 평민 중에서도 몸이 실한 놈을 골라온 것이다.
음 이번엔 꼭 성공해얄텐데.
네 정확히 천문을 읽고 계산한 것은 맞지요?
이 무슨 훼괴한 소리를 함부로 지껄이느냐.
아 송구합니다.
이 일이 잘못되어 발각이라도 된다면 이 일은 일파 만파되어 궁중이 발칵 뒤집힐 것이고 그럼 자네와 내 목숨을 내놓아야할 일이네.
여부가 있겠습니다.
그러니 철저히 비밀을 지켜야하네.
네 명심 또 명심하겠습니다.
주변은 어둠으로 빽빽하고 자시가 가까웠다
동궁 좁은 문이 열리면서 은밀히 빠져 나오는 두 그림자가 있었다.
누굴까 어둠속이어서 확연히 드러나지는 않지만 걸음걸이를 추임새를 보면 나긋나긋 한게 남성의 걸음걸이는 아니었다.
오직 불꽃도 없이 별빛에 의존한 걸음걸이었다.
김 상궁이 인솔을 받으며 어둠속을 걷고 있는 사람
이미 첨성대 안에는 건장한 남자가 몸을 숙이고 있었다. 그 그림자가 첨성대 아래 도착 하고 상궁은 사다리를 다시 다져보고는 물러서서 허리를 조아렸다.
그 사람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주변을 찬찬히 살펴보다가 이윽고 하늘을 쳐다보며 별자리를 확인하는 듯 시간이 지체됐다.
주변엔 숨소리 하나 들려오지 않았다.
북두칠성이 공중으로 치켜 올라섰다. 그리고 지극성을 따라 5배 정도의 거리로 따라가 본다. 보랏빛이 내품는 북극성이렷다. 지금 형태는 북극성을 밑에서 떠받치는 모습으로 첨성대 꼭대기 우물 정(井)자 가운데로 내려와 있고 시간은 정점에 이뤘다
시간이 거진 된 줄 압니다.
쉿 조용히 하거라.
황송하옵니다.
알았으니 물러나 있거라, 주변엔 아무도 들리지 말거라
알겠습니다. 분부 받잡습니다.
드디어 사다리를 부여잡고 한 계단 두 계단 세듯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 그림자의 주인공은 선덕여왕이었다.
이윽고 출입구로 몸을 숨길 즈음 첨성대 뒤편에 몸을 숨기고 있던 검은 그림자가 성급히 나타나더니 걸쳐진 사다리를 끌어내리고 깨끗하게 치워버렸다
그 누가보든지 첨성대 부근은 아무런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천관어른! 이번에는 제발 성공하기를 빌어야겠지요.
쉿 무슨 소리를 다 듣겠네.
주변엔 아무도 없는데요.
무슨 소리 하늘과 상대하는 일인데 별들이 듣고 헝클어져버리면 헛수고야.
앗, 송구합니다.
얼른 이곳을 물러나시게. 저기 물러나서 관망을 하게나.
선덕이 들어선 첨성대 안은 지극히 조용했다.
그곳엔 이미 천관이 주선으로 대기하고 있는 사내가 조아리고 있었다. 그것도 벌거벗은 상태로 희뿌연 살빛이 희뿌연 별빛에 반사되고 있었다.
아무 말도 않고 선덕은 계속 정(井)자 밖으로 보이는 하늘만 울려다보고 있었다.
이윽고 바닥에 떠놓은 더무 안으로 북두칠성이 정(井)자 안으로 들어섰다. 미세하게 호흡이 스쳐가는 더무의 맑은 물살에 7개 별들이 송두리째 내려 왔다. 물살에 그 앞으로 북극성이 들어설 무렵. 선덕은 덮어쓰고 갔던 겉옷을 훌러덩 벗어던지고 하늘을 향해 두 팔을 올리고 기원하듯 가슴에 별들을 안아 내리며 이윽고 두 손을 비비며 비손했다. 선덕은 말을 아꼈다. 벌거숭이가 된 선덕은 바닥에 말없이 누웠다. 하늘 쪽 정(井)자 속으로 내리는 별들을 바라보던 사내의 눈빛은 반짝이다가 이내 떨리는 몸으로 선덕의 벌거숭이 몸 위로 살며시 포개갔다. 가지런히 포겠다. 칠흑의 어둠과 침묵 속에서 이루어지는 일이었다.
비록 어둠 속이지만 별빛에 반사된 하얀 옥체가 눈부시게 그 좁은 첨성대 안을 환희 채웠다.
마치 별빛을 삼킨 듯 그 안이 훤했다.
더군다나 사내의 벗은 몸의 빛깔과 합해지면서 더욱 첨성대 내부는 밝아지면서 좁은 첨성대 안에 열기마저 점점 차올랐다.
그 빛이 서로 엉켜 넘쳐흘러서 첨성대 바깥으로 품어져나가는 듯 주변으로 빛이 새어나갔다.
고생하겠구나!
혼잣말처럼 되뇌었지만 사내는 아무 말도 않고 그대로 허리를 조아리고만 있었다.
시작하거라!
솔직히 사내는 그녀가 선덕인지도 모르고 어느 고관대작과 관련있는 처자인줄만 알고 있었지만 사내는 선뜻 응하지 못하고 머뭇거리자
자세를 취하거라!
너는 저 별빛이 되거라! 아니 저 북극성의 씨앗이 되거라!
사내는 얼핏 엄마의 모습이 떠올랐다.
자기가 잘되라고 장독대에 정한수를 떠놓고 빌던 엄마 생각이 떠올랐다
그것도 우물에서 한 밤 북두칠성과 북극성이 가득 우물에 담길 때 잘랑 잘랑거리던 그 물을 떠와서 장독대 위에 올려놓고 아들이 잘 되기를 빌던 모습이 떠올랐다.
선덕은 새내의 몸을 자신의 몸 위에 올려놓고 건실한 씨앗을 받기위해 최소한의 지극을 가했다.
북극성의 삼신(마고)이 점지하는 씨앗이 북두칠성의 그 파임 안으로 떨어지도록 그리고 그것이 잉태되어 달월이 되어 점점 배가 불러오기를, 그리고 떡 뚜거비같은 아들이 깃들기를 기원했다. 왕자를 낳아 키우고 신라의 명맥을 세세토록 건실히 잇기를 얼마나 기원했었는가. 그게 그 간절함이 결국 신앙처럼 돼버리지 않았는가. 절실했다 고독을 채우는 경우보다도 더 불안한 것은 대를 잇는 것이었다. 대를 잇는 게 신라의 운명을 천년만년 잇는 것도 되지만 우선은 자신의 힘을 마련하는 것 여성이라고 무시하던 자신의 세력을 모우고 키우는 것이 아닌가. 그러다보니 선덕은 그걸 신앙으로 해결하기 위해 이러한 첨성대를 만들지 않았는가. 1년 후에 만든 주변의 분황사 9층탑은 사내 즉 건실한 남근을 상징했다면 첨성대는 음부 즉 여성을 상징하면서 하늘의 기를 받아들이기 위해 자신이 지은 것이 아니든가. 그리고 그 꼭대기에 얹어 놓은 우물 정(井)자를 보라.
제발 떡 뚜거비 같은 아들을 낳는다면 자신의 세력은 더욱 공고히 확보되고 나라의 힘도 강대해지지 않겠는가! 분황사 9층 탑에 주변의 정복하려는 9나라의 이름을 새겨 놓고 세상을 누르고 싶었는데 그 힘을 첨성대를 세워 우물 정(井)자를 표식으로 그 씨앗을 북극성의 그 씨앗을 받고자 했던 우주적 교합이 아니었던가! 천손민족만이 갖는 교접의 방식이 아닌가!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라는 말처럼 지금 하늘을 올려다보며 정작 별을 따는 중이다.
사내는 올라탔지만 쉽게 씨앗을 내리지 못하는 모양이다.
선덕의 나이 40대가 넘었으니 더욱 자극이 필요함을 그간 여러 번의 합궁을 통해서 터득한 것처럼 사내의 기둥을 휘어잡고 자극을 가하기 시작했다
좀 더 강한 힘을 쏟아 부어봐라! 속으론 그렇게 외쳐보지만 그러기보다는 요분질을 도모하면서 신음을 가늘게 내면서 남성을 자극했다.
그 소리는 크게 확대되어 우주가 열리는 자시경에 분황사의 9층탑을 휘돌고 있었다.
점점 남자의 물건도 튼실하게 부풀어 오르면서 제기능을 찾는 듯 했다.
아무리 북두칠성이 씨앗을 받기를 원해도 북극성이 씨앗을 줄 준비를 못하면 허사가 아닌가.
이번에도 허사가 되면 또 천관이 하늘의 별자리를 맞추어서 합궁 날짜를 맞추어야 하는데 그것도 쉽지가 않은 탓이다.
드디어 신앙적인 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는 생각에 더욱 남녀의 상열지사다운 운우의 정염이 가미돼야 제대로 된 교접이랄까 합궁이 성공적으로 되지않은가하는 성적본능 즉 인간적인 자세도 더욱 효과를 높이리란 생각에 선덕은 더 강렬하게 몸을 흔들어 갔다. 우선 자신의 몸이 요구해야 씨앗도 원활하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야 정자 착상도 쉬운 법이다. 그럴수록 사내는 더욱 용기를 내는 듯 본연의 몸부림이 살아나고 여왕의 몸 위에서 요동치기 시작했다.
사내는 괴음을 지르고 싶었지만 천관이 단단히 다짐을 헸듯이 소리는 물론 일체의 말도 새나오지 말라고 일렀다. 그리고 일이 끝나는 즉시 고개를 숙이고 그 자리서 철수하라고 일러 주었기 때문에 오직 씨내리는 몸짓만 요동쳤을 뿐이다. 그는 숱한 씨름대회에서 우승을 했고 그 씨내림 대회에서의 우승자에게 선물로 주는 그 마을의 최고 이쁜이가 기다리는 곳에 가서는 후배위로 씨를 내리기 수십번이었다. 당시 가장 우수한 사내의 씨를 받기 위한 방식이 씨름 즉 씨내림의 경기였으니 그는 경험이 많있지만 이렇게 은밀히 치러지는 교접에서 씨내리기는 여의치 않고 주눅이 든 모양이다.
깊이 박힌 남근이 최대한 부풀어 오르면서 성적 쾌감 모드로 바뀌면서 사내의 하체는 더욱 강렬해지고 심하게 압박하면서 거친 숨결을 몰아붙이더니 괴성을 토했다. 그리고 정지할 수 없는 듯 씨앗을 분출하고 있었다.
신라에 영광을!
엉덩이를 빼려는 순간 선덕은 사내의 엉덩이를 힘껏 당기며 그대로 유지해 있기를 조정했다.
마치 북극성의 씨앗을 깊게 받아들이겠다는 심정으로.
이윽고 풀려난 사내는 여왕의 움츠린 몸에서 빠져나와 목례를 남기고 가만히 물러섰다
수고했노라 먼저 내려가거라.
사내는 대답 대신 목례만 하고 내려갈 채비를 서둘렀다.
그리고는 사내는 겉옷만 두르고 그 구멍을 기어나가 벽돌담은 타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힘 있고 젊은 사내에겐 하강은 식은 죽 먹기였다.
다른 때엔 손가락에 끼고 있던 옥반지를 빼서 그 수고비로 주었건만 그것들이 말이 새어나가기 시작하면서는 그냥 사내들을 내보냈고 대신 천관이 입단속을 시키며 선물을 주고 있는 것으로 바꿨다.
사내가 떠난 뒤 잠시 누워있던 선덕은 옷도 입지 않은 채 벌거숭이 몸을 일으키며 천정으로 들어오는 북두칠성을 향해 우러러보다가 세 번 절했다.
제발 제 몸에서 신라를 끌고 갈 아들을 점지해 달라고 간절히 기원했다.
그런 다음 겉옷을 걸치고 옷고름을 여미고 난 뒤
툭툭 벽을 두 번 두들기자 어둠속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사다리가 뻗쳐나와 단단히 걸쳐졌다
선덕은 사다리 난관을 잡고 조심스럽게 한발 한발 내러 서면서 기원을 했다.
이윽고 땅에 내려선 선덕은. 땅에게도 세 번 절하고 일어서서 김 상궁의 뒤를 따라 조심스럽게 어둠속으로 스며들었다. 반월성으로 몸을 숨기고 오늘밤은 그곳에서 보내기로 했다.
반달모양의 성과 저수지가 만들어진 월성이었다. 달의 육자 변처럼 북극성의 받은 씨앗을 잉태하기 위해서다.
생명탄생! 그것도 우주와의 교접으로 받는 천문의 사건이다. 자기 혈육을 퍼뜨러야하는 절대 절명의 순간이었다.
자신의 혈육이 태어나느냐 않느냐에 따라 주변의 숱한 생명들이 희생되거나 보존되거나하기 때문이다. 피붙이를 왕으로 세워 더 강력한 나라를 구가하거나 아니면 왕이 되기 의해 피비린내를 뿌려야 하는지 후계자가 없어 서로 경쟁하다가 권력 다툼에서 내부적으로 나라의 힘이 소진돼 멸망하는지. 첨성대를 벗어 나는 선덕의 심사는 복잡하기 그지없었다. 그놈의 골프제도가 있어 성공만이 왕에 오를 수 있다는 것 그래서 그 조건에 맞추어 여성인 자기가 왕이 됐지만 왕의 자리란 언제나 불안한 법이다. 누군가가 조건이 되면 치고 들어올 수 있는 자리. 조건이 되는 왕족들은 호시탐탐 노리고 있으니 지키기도 힘든 자리였다. 그런 생각에 미치자 갑자기 어지럽다. 향후 후계자가 없다면 역사의 흐름은 다양하게 펼쳐갈 것이다.
그녀는 교접을 종족번식 개념보다는 성적 즐거움으로 치우쳐 버린 걸까? 결국 그녀는 혈육을 잇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사랑의 정거장은 찾을 수 없는 자신의 운명을 나라를 위해 바쳐야 하는가?
어느 날 춤추고 합환주도 마시고 흥을 고취한 후 첨성대에 들어간다.
천문을 맡아보던 천관은 누구에겐가 천문 지식을 가르치고 있다.
천인지방에서 한인이 살다가 다시 적봉주변을 확보하면서 더욱 넓은 지역을 다스리게 됐다. 경주 분황사 옆 첨성대에는 하늘의 시간에 맞춰 북극성의 씨앗을 받는 여왕의 쓰디쓴 몸부림이 있었다.
그 배달시기에 이르러 한웅시대 14대 치우한웅이 다스렸다. 태양을 숭상하다가 좀 더 나아지면서 북극성을 숭상하고 칠성을 올려다보던 신앙 그 사머니즘이 절실한 신앙이 그곳에서 적용되고 있었으니 말이다. 천손민적이 하늘에게 제를 올리고 숭상하는 자리가 아니든가. 그냥 하늘로 희생물을 받치는 제천의식과는 달리 지상의 부귀를 위해 인간의 정자 씨앗을르 직접 몸으로 받아내리는 작업이 이 땅의 최고의 덕목으로 내려오고 있었다.
즉위 3년에 첨성대 다음 해에 지은 분황사. 향기가 나는 여성임을 알리면서 첨성대라고 부르는 곳엔 하늘의 기운을 받아내리는 장소가 됐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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