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노석동 마애불상군

보물 제655호

칠곡군 기산면 노석리와 행정리 경계 나지막한 도고산(348m)이 있다.

백석 마을을 서남쪽으로 둘러싸고 있는 이 산은 불심이 높은 산이라 하여 이름 또한 도고산이다. 대나무와 솔숲을 헤치고 들어선 도고산 중턱엔 커다란 바위들이 줄지어 있고 절벽 한 곳에서 마애불상군을 만날 수 있다.

가로 5m, 세로 4.5m의 바위면에 돋을새김을 한 마애불상군이다. 바위 중앙의 본존불을 중심으로 좌우에 협시보살이, 오른쪽 끝에 작은 불상이 앉아 있다. 눈썹바위 아래 마애불에는 보주(寶珠)를 새긴 특이한 보관(寶冠), 두 겹의 백호쪽 선익, 연꽃무늬의 불상받침 그리고 붉은색, 주황색, 푸른색 등의 채색이 남아 있다.

이 불상군은 1977년 발견됐고 그 조성 시기는 7세기 후반으로 추정되며 발견된 지 2년 후인 1979년에 보물655호로 지정됐다. 그동안 수차례 보아왔던 마애삼존불좌상과 다르게 작은 불좌상이 있는 것이 특징인 마애사존불좌상은 본존불이 크게 조성되어 있고 그 옆의 불좌상은 크기를 작게 조성해서 마치 원근법을 표현한 것 같다. 또한 이는 도고산의 이름처럼 도를 깨친 크기에 비례하여 마애불을 표현한 것 같아서 바라보는 이로 하여금 자신 안에 있는 도의 크기가 얼만큼인지 직시하게끔 질문을 던지는 것만 같았다. 그 질문에 당당하게 ‘이렇다’하고 크기를 매김해 보였거나 답할 수는 없으나 낙동강 줄기는 내게 “옛날 바위에 불상을 새기려 정성을 들이던 석공의 노고나 지금 마애불상군을 만나러 왔던 걸음이나 모두가 부처님을 향한 불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것은 시공을 초월하여 그 크기가 다르지 않다”라고 하는 어떤 울림이 환청처럼 들려왔다.

글‧사진 장명확(불교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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