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의 명절 음식을 엿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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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

추석 명절에는 무엇을 먹을까?

더위야 언제 가니? 하고 말복(末伏) 날짜를 손꼽다 보면 더위에 지친 몸을 추스르기도 전에 추석이 성큼 다가와 있다. 옛 어르신들이 ‘추썩 추썩’(성큼 성큼의 뜻) 온다고 하여 추석이라더니 하는 일없이 마음만 분주한 게 명절인가 보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설왕설래(說往說來) 명절 같지 않은 명절을 몇 해 보내고 올해는 제대로 차례 상에 모여 볼까 하는 기대도 해 본다. 둥근 한가위 보름달이 산사(山寺)에도 비추니 사찰의 명절 음식이 궁금해진다.

사찰의 명절음식!

사찰 음식은 무엇이 다를까? 살펴보기로 하자. 첫째 사찰음식은 철학이 있는 음식이다. 식공양(음식섭취)도 하나의 수행과정이라는 뚜렷한 목적이 있다. 그래서 심신수행을 하는데 도움을 주는 식재료에 초점을 맞춘다. 그리하여 살생하지 않는 식재료와 오신채(다섯가지 양기를 올리는 식재료 마늘, 파, 부추, 달래, 흥거)는 금한다. 주로 채소와 주변의 산야초가 주 식재료가 된다. 둘째 사찰음식은 빼기의 음식이다. 음식을 맛있게 하기 위하여 사람들은 늘 비법을 물어본다. 그러나 비법이 없는 것이 비법이다. 통상적으로 무엇을 더 넣어야 맛있을까를 고민하다 더, 더 ~ 첨가 하는데 만 골몰한다. 그래서인지 요즘 부쩍 ‘더’자가 들어간 상호가 눈에 뛴다. 최소한의 양념으로 식재료 본연의 맛을 찾아 가는 것이 사찰음식의 본질이다. 쓴나물은 써야 되고, 꿀은 달아야 되고 쓰지 않으면 씀바귀가 아니고, 달지 않으면 꿀이 아니다. 어떤 고승(高僧)의 말처럼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요, 강은 강이다’ 본연의 마음을 찾듯 식재료도 본연의 맛을 찾아 살리는 것이 사찰음식이다. 자, 그럼 사찰음식이 추구하는 기본정신을 알았으니 추석명절 사찰의 명절 상차림을 엿보도록 하자. 여름 수행에 지친 몸의 기운을 북돋우는 더덕, 오미자, 마를 식재료로 써보았다. 절제와 고결함이 돋보이는 상차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육식에 지친 일반인도 올 명절상은 이렇게 받아 본다면 소나무 숲 사이로 스치는 한줄기 신선한 바람을 맛보듯 상쾌한 몸을 느껴 볼 수 있을 것이다.

연자육밥

8月 한 달 연꽃이 만발한 뒤 연자육을 수확하는 시기이다. 연자는 연 씨를 말함이며 심은 반드시 제거 후 사용한다. 심을 제거한 연자는 살짝 삶아서 일반 콩밥 하듯이 하면 된다. 맛은 밤 맛과 비슷하며 심장을 안정시킨다.

능이버섯전골

채수(채소를 끓여서 낸 물, 무, 다시마, 당근, 표고)를 우려낸 물에 각종 버섯과 야채를 돌려 담은 뒤 능이를 넣는다.

새송이 버섯과 가지전

새송이와 가지는 둥글게 어슷썰어 준비한다.(찹쌀가루를 묻혀도 좋다) 팽이는 흑임자와 참기름에 살짝 묻혀 놓는다. 새송이와 가지를 돌려 담고 가운데 팽이 무침을 놓는다. 버섯에 팽이무침을 얹어서 먹는다.

더덕구이

더덕 껍질을 제거한 후 얇게 두드려 편 뒤 고추장 양념에 발라 굽는다. 기침, 가래에 좋으며 건조한 가을 날씨에 기관지를 좋게 한다.

오미자 양배추 초절임

양배추, 깻잎을 한 장씩 포개고 방울토마토는 껍질을 제거한다. 오미자 촛물에 재운다.

오색나물

다섯가지 나물을 준비하여 색색이 담는다. 고사리, 참나물, 깨 순 나물, 호박나물, 표고 오이나물

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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