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는 새것이라서 생생하고 생기가 돌지만
헌 것은 헐은 것이라 헐겁기만 해서 삐거덕거린다.
매년 한해가 이렇게 마무리되고 시작 되는가
상처가 뛰어다니는 거리
세밑의 사거리에서 지친 발자국 소리를 낚아채는
구세군의 요령소리
단단히 한해의 상처와 결핍을.
모두 구제하고 위무하는가?
따뜻한 손길들이 가득 차는 냄비
올 한해 치의 상처를 어루만지면
더 이상은 아프지 않을까
내년 이맘때면 또 구세군의 요령소리
울리지 않을까?
결국 올해의 냄비는 채우지만
해마다 덧나는 상처
이 지상의 삐걱거리는 소리에
새해의 희망을 꽁꽁 묻어두고 있을 뿐

시 정노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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