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본디 말은 ‘가실’, ‘가슬’이다.
거둬들인다는 뜻이다. 수확을 위해 열매를 끊어내야 한다.

‘끊다(따다)’의 고어인 ‘갓다’에서 왔다. 
‘갓을’이 ‘가슬’ ‘가실’로 변했고 시옷 음이 탈락, ‘가을’로 변했다.
남부지방에서는 방언으로 ‘가실하다’는 말을 쓰고 있다.

우리말 ‘봄’은 생명체들을 ‘본다’는 뜻으로
동사 ‘보다’에서 왔다.
여름은 동사 ‘열다’에서 왔다. ‘열매가 열린다’는 뜻이다.
‘겨울’은 집에 ‘머물다’ ‘있다’의 고어 ‘겻’이
‘겻+을’- ‘겨슬’-‘겨울’ 과정을 거쳤다.

가을의 한자 ‘추(秋)’는 ‘벼화’와 ‘귀뚜라미’의 합성어다.
秋자에 붙어있는 화(火)자는 원래 귀뚜라미 모습(?)으로
획이 복잡해 火자로 변했다. ‘불’과는 상관이 없다.

귀뚜라미(蛩 귀뚜라미 공)의 본디 말은
‘귀똘이’ ‘귓돌암’이다. 시경에는 ‘실솔(蟋蟀)’이라 했다.

동요 ‘오빠생각’ 한 구절-
“귀뚤귀뚤 귀뚜라미 슬피 울건만/ 서울 가신 오빠는 소식도 없고/
나뭇잎만 우수수 떨어집니다.”

한문수/ 역사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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