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선 산후(産後)음식 – 산모에게 좋은 5月 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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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

4월의 꽃 잔치가 끝나고 나면 5월은 신록(新綠)의 계절이다. 산과 들을 바라보노라면 꽃보다 아름다운 신록(新綠)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새순은 연녹색으로, 먼저 나온 잎은 짙은 초록색으로 녹색의 꽃처럼 무리지어 있는 산은 참으로 꽃보다 아름답다.

여분의 공터도 아낄세라 알뜰히 지은 상가 뒤편으로 손바닥만 한 뒤뜰에 서로 다투어 이름 모를 풀도 나고 풀꽃도 피기도 하고…
그런데 유독 새파랗게 쑥 올라와 있는 녹색을 보니 어느새 쑥이 화단의 반을 점령해 있다. 그 싱그러움이 좋아서 차라리 쑥밭을 만들어 버리기로 하고 잡초 제거를 포기해 버렸다. 작년까지만 해도 저 쑥을 어떻게 뽑아 버리나 고심했는데. 포기해 버리니 근심이 사라졌다.
잡초 중에서도 제일 질긴 놈이 쑥이다.

어느 날 자괴감에 참담해질 때면 ‘에이 쑥 같은 인생!’ 하고 내뱉는다. 그런데 온갖 풀을 제치고 쑥 올라온 푸른 쑥을 보자니 참 쑥 같은 인생은 불굴의 좋은 인생인 것 같다.
여리여리한 쑥이 맛깔스러워 조금 뜯자니 금방 한 소쿠리가 되어 버렸다.
이걸로 무얼할까? 생각하니 어릴 때 먹던 옛 추억도 생각나고 하여 쑥 음식을 몇 개 해 보기로 했다.
제초제를 안 쓰고 쑥과 공존하다보니 이렇게 좋은 먹거리가 될 줄이야!
작년까진 웬수 같은 잡초였는데, 같이 살자고 터를 내주니 풍성한 먹거리를 주는 쑥이 이제 웬수 같은 잡초에서 고마운 식재료로 변해 버렸다.
인간사도 웬수 같은 인간에게 마음을 내주고 웬수 같은 고난의 인생사도 인정해 버리면 쑥처럼 녹색의 꽃으로 고마운 먹거리로 변신하는 삶이 되지 않을까?
역시 인생사는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다.
밟히고 또 밟히고, 짤리고 또 짤리고, 억울하고 또 억울한 쑥 같은 인생사였다.
그런데 오늘 싱그러운 쑥을 보고 있노라리, ‘쑥 같은 인생도 아름다워’라고 외치고 싶다.
오늘 하루 쑥개떡을 먹으며 ‘쑥같은 오늘도 아름다워’ 라고 외쳐 보길 바라면서…







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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