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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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정

한국의 샤머니즘 무속은 옛날부터 한국인의 문화적, 정신적 삶에서 매우 중요한 역량을 끼치며 현대까지 이어지고 있는 오래된 전통신앙이다. 무속의 핵심은 신과의 연결을 통해 사람들에게 길흉화복을 예지하고 그들이 삶을 지탱할 수 있게 조언(助言)하는 중재자의 역할이다. 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방법으로 ‘점사’와 ‘공수’가 많이 알려져 있지만 그 차이점에 대해서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태어난 사주와 팔자를 기반으로 점술을 행하는 보편적인 방식인 ‘점사’와 다르게 공수는 ‘무당’의 도움을 받아 영혼이나 신과 직접 소통하는 방식이다.


공수에 대한 이해
공수라는 용어는 무속의식에서 신령이나 신으로부터 받은 신성한 메시지를 가리킨다. 영혼(신령)의 말이나 지시로 간주되는 이 신성한 메시지는 인간 영역과 영적 영역 사이의 중개자 역할을 하는 무당을 통해 전달된다. 이러한 신과의 소통은 단지 미래를 예측하는 것뿐만 아니라 현실적 조언과 해결책을 제시하며 개인의 삶의 길을 안내하는 것을 포함한다.
공수가 점사와 차별화된 점은 굿을 동반해야 한다는 점이다.
굿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나 그 가족들, 때로는 지역사회까지 포함하는 공동 행사의 성격을 띠는 행위로서 굿을 집전하는 무당은 다양한 굿거리를 통해 영(신)적인 존재와 연결되며 이러한 강신(빙의) 상태를 통해 신에게 받은 메시지를 전하게 되는데 이것을 공수라고 한다.
공수의 과정은 정교하면서도 신성하다. 무당은 빙의 상태에서 영혼의 말을 직접 전달한다. 한국적 샤머니즘의 특징이다. 이러한 메시지는 개인적인 문제, 건강 문제, 재정 문제, 미래 전망 등 개인 생활의 다양한 측면을 다루면서 매우 구체적인 방향까지 제시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부동산에 관련된 결정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그 부동산의 미래 가치에 대한 미래 지침을 예시하기도 하고, 결혼과 이혼 등에 관한 현실적인 문제 또한 미래에 어떤 영향으로 다가올지에 대한 조언을 내리기도 한다.
공수는 점사와 다르게 매우 정확하다고 믿어진다. 무당이 공수를 내리고 경험했던 통계적 정확성에 기인하기 때문에 무당들은 대부분 공수의 정확성에 많은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공수에 대한 믿음은 무당의 정직성과 영적인 연결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부도덕한 이익을 위해 메시지를 조작할 수 있는 위험이 내포되어 있다. 그래서 평판이 좋고, 신력이 강하고, 존경받는 무당에게 점사나 공수를 받을 것을 항시 강조한다.

작두 위에서 공수를 하는 은초신당

공수의 역할
무당의 역할은 단순히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무당은 영적 중재자, 치료자, 안내자 역할을 한다. 그래서 무당에게 공수를 구하는 이들은 그들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무당 또한 깊은 책임감과 윤리적 행동을 가지고 자신의 중재자적인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영혼의 메시지를 정확하게 해석하고 전달하는 무당의 능력은 무속신앙을 믿는 사람들의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수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지는 것은 쉽지 않다. 굿이란 행사가 자체가 그리 쉽게 할 수 있는 행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굿을 하기 위해서는 영적인 준비과정(길게는 10일 정도의 시간을 갖고 기도를 하며 몸과 마음을 정화)과 적지 않은 재정적 비용을 발생시킨다. 이는 의식 관련 도구 설치, 공물, 때로는 다른 수행자나 보조자의 참여까지 포함하여 광범위한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금전적 투자의 측면을 보더라도 공수는 간단한 절차의 점사와는 큰 차이점을 나타낸다. 그렇기 때문에 굿을 통한 영적인 메시지 전달(공수)는 사람들에게 매우 귀중하게 여겨지고 참가자들은 진실한 마음과 존중하는 태도로 의식에 접근해야 한다. 이는 무당에게 빙의하는 신령들에 대한 믿음이 공수의 정확성에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한국의 무속신앙은 신(神)적인 세계의 존재에 대한 뿌리 깊은 믿음을 강조한다. 많은 한국인들에게 점을 보는 행위는 삶의 길잡이와 난관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이들에게 위로와 안도감을 선물해 왔다. 특히 굿을 통해 이루어지는 공수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희망과 방향을 제시하는 ‘신성한’ 개입의 형태로 여겨졌다.
또한 공수는 한국 샤머니즘의 공동체적 측면을 강조한다. 굿은 종종 가족 구성원, 때로는 더 넓은 지역 사회가 참여하는 공동 행사다. 이러한 집단적 참여는 사회적 유대를 강화하고 영적 경험을 공유한다는 느낌을 조성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한국 샤머니즘의 공수는 한국의 문화적, 정신적 구조 내에서 계속해서 깊은 울림을 주는 심오하고 복잡한 신앙의 믿음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이는 인간 영역과 신 영역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하는 무당의 역할에 대한 지속적인 믿음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또한 공수는 과학이 발전하고 문명이 현대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상(영혼)이나 신령과의 중요한 연결고리로 남아 시대를 초월한 지혜와 지침을 제공한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현대에서도 공수는 영적인 통찰력을 제공하는 역동적이고 살아있는 한국적 전통이라고 할 수 있다.

글 / 이경자 망묵굿보존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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