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소나기 맛, 오이 쥬스

6월이 들어서기도 전에 모내기를 하느라고 분주하다.농번기의 시골은 텅텅 빈 집에 시내에도 오가는 사람이 드물다. 가뜩이나 시골에 인구도 없는데 그나마 들로 논으로 나가고 나면 동네는 한산하니 조용하다.지구 온난화, 이상기후 이런 말들이 시끄럽게 오가더니 계절이 오는 건지 가는 건지 모호하다. 모든 것이 빨라졌다.어릴 적 이맘때쯤이면 뒤뜰에 딸기가 올망졸망 열리기 시작하고, 앞마당의 청포도 나무에 깨알만한 포도가 맺히기 시작했었다.갑자기 […]

배는 짱짱, 허리는 낭창, 짱짱 낭창 프로젝트.13

옆구리는 예민하다.갈비뼈와 골반 사이에 위치한 옆구리는 뼈로 보호받고 있지 않은 근육이다. 그래서 사소한 자극에도 반응한다. ‘팔꿈치로 옆구리를 찔렀다’는 말은 남들 모르게 신호를 줄 때 흔히 표현하는 말이다. 연인 사이에도 옆구리는 큰 역할을 한다.“네가 먼저 살자고 옆구리 꾹꾹 찔렀지, 내가 먼저 살자고 옆구리 꾹꾹 찔렀니?”라는 유행가 가사도 있다.복서들에겐 상대반 옆구리 가격이 필살기이기도 하다. 정확히 들어간 옆구리 […]

꼰대정신(kkondae)과 격대교육(grandparenting, 隔代敎育)

격대교육은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부모를 대신하여 손자와 손녀를 맡아서 교육하는 것을 의미하고, 꼰대정신은 권위주의적이고 고루한 사고방식을 가진 기성세대나 나이든 사람을 비하하는 용어이다.어른이 존재하는 사회는 아름다운 사회이다. 꼰대짓은 어른으로 예우받지 못하게 하는 자해행위이기에 격대교육을 살려 존경받는 어른의 가치를 알게 하면 좋겠다. 조부모의 날을 만들어 자녀를 축복하고 베푸는 날로 삼아 어른의 존재를 깨닫게 하는 사회로 만들었으면 좋겠다. 우리 […]

영화 를 통해 본 무속의 이해

2024년도 2월 22일. 영화 <파묘(破墓)>을 보기 위해 개봉 첫날 상영관을 찾았다.<파묘>는 한국의 민속신앙인 ‘묫자리’와 귀신의 영혼을 달래는 ‘굿’에 초점을 맞춘 영화로 개봉 전부터 무척 관심을 끌었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상세하게 잘 표현한 굿(대살굿)에 놀랐고, 화림 역을 맡은 김고은 배우의 현실감 있는 무속인 연기에 무척 감탄을 했다.영화에서 나오는 묘와 굿은 한국 문화에서는 무척 중요한 요소이다. 굿은 […]

경옥고 이야기

동의보감을 쓴 허준선생님은 질병치료에 대해서도 탁월하지만, 질병의 발생을 막고 무병 장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를 하였다.동의보감은 다른 의학서적과 다른 점이 여러 가지 있다. 종합의학서라서 온갖 내용을 모두 정리하여 묶어놓았다. 책의 첫부분은 신형(身形)편인데, 인간이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존재라는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신형편에는 형기(形氣)가 시작되는 내용이 나온다. 세상의 기운이 모여서 인간이 되는 과정을 먼저 말하고 있다. […]

오감만족 모유(母乳).8

젖몸살은 항상 응급이다새벽에 ‘미안해’ 하면서 살짝 보낸 문자 하나를 6시에 보았다.2시쯤 보낸 문자였다,저녁까지는 괜찮았는데, 너무 아파서 실례인줄 알면서 새벽에 문자를 보냈다며 보시는대로 가장 빠른 시간에 가슴 관리를 받고 싶다는 내용이었다.가슴에 두 덩어리의 달덩이를 안고 온 산모를 첫손님으로 맞이했다. 이른 시간에 받아주어 감사하고, 죽을 것 같은 통증에서 살려줄 수 있는 은인이라며 연신 감사를 표현했다.숨쉬기도 힘들고, 어깨도 […]

약선 산후(産後)음식 – 산모에게 좋은 5月 쑥 이야기

4월의 꽃 잔치가 끝나고 나면 5월은 신록(新綠)의 계절이다. 산과 들을 바라보노라면 꽃보다 아름다운 신록(新綠)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새순은 연녹색으로, 먼저 나온 잎은 짙은 초록색으로 녹색의 꽃처럼 무리지어 있는 산은 참으로 꽃보다 아름답다. 여분의 공터도 아낄세라 알뜰히 지은 상가 뒤편으로 손바닥만 한 뒤뜰에 서로 다투어 이름 모를 풀도 나고 풀꽃도 피기도 하고…그런데 유독 새파랗게 쑥 올라와 있는 […]

배는 짱짱, 허리는 낭창, 짱짱 낭창 프로젝트.12

두발로 서서 생활하는 인간에게 허리 통증은 어쩌면 숙명(宿命)이다. 대부분의 인간은 살아가면서 요통에 시달린다. 체중의 60%를 지탱하는 허리는 지구 중력과 상체의 무게를 버티다가 뒤틀리고 휘거나 고장난다. 네발로 다니는 동물들에게는 없는 요통이라는 질병을 인간은 신으로부터 선물로 받았다. 증명사진을 찍을 때 흔히 “고개를 약간 돌리세요”라는 말을 듣는다. 자신은 똑바로 고개를 들었다고 생각하는데, 6시 5분의 자세를 자신도 모르게 유지하고 […]

배는 짱짱, 허리는 낭창, 짱짱 낭창 프로젝트.11

인간이 대지를 딛고 서 있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다. 직립(直立)은 중력을 이겨내는 일이다. 인간의 몸은 한 개의 막대기나 파이프가 아니다. 206개의 크고 작은 뼈가 근육과 인대, 360여개의 관절과 결합된 채, 이완과 수축을 반복하며 인간의 몸을 하늘로 향해 세우는 작업은 고도의 정밀한 기계가 아니면 할 수 없다. 간난아이는 걷기 위해, 아니 서기 위해 수십만 번의 시행착오를 겪어야 […]

약선 산후(産後)음식 – 4月의 샐러드

봄에 태어난 아기는 새싹과 더불어 크는 것 같다. 싹이 돋았나 싶으면 어느 새 삐죽삐죽 올라와 있다. 흙바닥을 비집고 올라와 겨우 고개만 내민 싹을 보면 신생아 얼굴이 떠오른다.하루씩 하루씩 통통해지는 새싹과 신생아 얼굴은 닮아있다. 언제나 땅에서 올라올까 싶지 않아서 ‘아이구, 땅에 붙어 있네…‘ 한숨 쉬고 돌아서서 조심스레 물 주고 보면 조금은 큰 것 같기도 하구… 신생아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