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 대신 닭으로 끓인 떡국처럼…

2023-01-06

소박한 한 해를 기원하며 시작은 늘 어렵다. 새해 첫날도 그렇다. 새해 첫날에 끓이는 떡국 또한 그러하다. 매년 끓이는 떡국인데 맛있게 성공한 적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어릴 적 먹던 떡국의 맛도 톡 쏘는 후추의 향 만 기억된다. 떡국에 후추는 환상의 조화다. 느끼하고 텁텁한 고기 국물의 맛을 한방에 산뜻하게 해주는 후추야…

동짓날에는 추억을 먹는다

2022-12-02

‘가을엔 집에 강아지도 바쁘다’라는 말이 있다. 햇살 좋은 가을에 분주히 갈무리를 하다보면 어느덧 겨울이 성큼 다가와 있다. 장독대 위에 서리 맞고 떨어진 고운 단풍잎이 가을이 가고 있음을 말해준다. 어느 시인의 시구(詩句) ‘오메, 단풍 들것네’를 대뇌이며 ‘오메, 또 한 해가 가내’하며 서글픈 사설을 지껄인다. 회한이 없는 한 해는 없는 것 같다.마지막…

예산 수덕사 약선공양간 사군자탕

2022-11-05

인간의 5대 욕망 중에 식욕이 첫째라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지만, 사실 가만히 생각해보니 하루 중 ‘무얼 먹을까?’를 가장 많이 생각한 것 같다. 특히 주부의 입장에서는 거의 일상사가 오늘은 무얼 해 먹을까에 전전긍긍하게 된다. 현대에 와서 가사보다는 사회활동이 주가 되어서 세끼를 책임지는 일에서 많이 벗어나기는 했지만 인간사에서 가장 많이 생각하는 건 역시…

건강함을 담은 약선(藥膳)김치

2022-09-24

어느 날 TV에서 북한의 김장 모습을 보면서 처음으로 북한도 우리와 같은 민족이구나 하는 동질감을 느낀 적이 있다. 마치 어릴 적 김장의 풍경을 재현한 듯하여 가슴이 뭉클한 적이 있다. 온 동네, 온 식구가 동원되어 개울가에서 배추를 씻고, 나르고…. 내 어릴 적엔 한 집에 백 포기 이상 담던 김장이 지금은 핵가족과 아파트…

사찰의 명절 음식을 엿보다

2022-09-01

추석 명절에는 무엇을 먹을까? 더위야 언제 가니? 하고 말복(末伏) 날짜를 손꼽다 보면 더위에 지친 몸을 추스르기도 전에 추석이 성큼 다가와 있다. 옛 어르신들이 ‘추썩 추썩’(성큼 성큼의 뜻) 온다고 하여 추석이라더니 하는 일없이 마음만 분주한 게 명절인가 보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설왕설래(說往說來) 명절 같지 않은 명절을 몇 해 보내고 올해는 제대로 차례…

사군자(四君子) 차

2022-07-28

약선공양간 임영의 TEA ESSAY 덥다 정말 덥다. 이른 장마에 마치 찜 통속에 들어 앉아 있는 것처럼… 찜통 더위란 표현이 딱이다. 누워도 앉아도 땀이 줄줄 흐르고 어질어질 맥이 하나도 없다. 더위를 못 이긴 탓이 아닐까? 어릴 때는 복날이 좋았다. 땀을 뻘뻘 흘리며 가마솥에 닭을 잡아 끓여주던 어머니와 그 닭백숙 맛을 어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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