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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wind particles. Computer generated 3d render

2024-07-16

우주에 떠다니는 입자끼리 부딪힌다삐지직빚살이 우주를 밝히는 순간소리가 온 우주를 울린다마주치는그 빛의 아버지그 소리의 어머니생명은 탄생한다빚의 아들이여소리의 딸들이여이 지구에서 만나자하늘의 뜻이 이 푸른별에서이뤼지리니 정노천(시인)

우기

2024-07-16

하늘에서 쏟아지는 빗방울들.땅으로 흘러가는 빗물.이 땅에 한꺼번에 퍼붓는 억수 장마철이 다가왔다마고(麻姑)가 오염된 마고대성에 천수(天水)를 부어 깨끗이 청소를 하던 날이 언제였든가?세상은 날로 거짓으로 오염됐으니…장자격인 황궁 씨가 대표로 가시띠플로 머리띠를 하면서 마고 앞에 나아가서 용서를 빌고 오미의 책임을 스스로 짊어지고 다시 수증복분해서 돌아오리라고 서약했다. 황궁 씨는 마고대성을 출성하여 매우 춥고, 가장 위험한 땅인 천산산맥으로 자처해서 떠났다. 이는 […]

행운이 철철 넘치는 ‘쓰리피’의 세상

2024-07-15

쓰리피가 있었나?이런 행운이 길거리에 버려져서 밝히고 있다니-꽃들의 전쟁이랄까화투를 노는 방식은 여러가지 만들어지고 또 놀이에도 갖가지 룰이 가미되면서 재미와 도전욕을 부추긴다.기능은 무르익을수록 전문가가 되고 대중들에게서 말어지고 매니어 층으로 옮겨간다새롭게 배우려는 사람들에게는 접근이 어려워서 그림의 떡이다.스스로 좁은 문을 만드는 것이다그래서 대중 들은 또 다른 것을 꿈꾸는 법이다화투는 일종의 도박이다.모든 상대를 이겨야 자기가 판돈을 거머쥔다.혼자서 싹쓸이 하는 것이다.그 […]

의혹 -2

2024-07-15

눈 때문에 길도 미끄럽고 날씨가 흐려지자 차량들이 미등을 켰다. 그런데 남편이 신경질적으로 상향등을 껐다 켰다 하는 것이었다.“왜 그래?”“저 자식한테 신호를 주잖아. 멍청한 놈, 알아먹지도 못해”“왜?”나는 백미러로 고개를 빼고 두리번거렸다.“첩의 자식새끼 같이 남 생각 않고 상향등을 켜고 지랄이잖아. 대낮부터”‘저 사람은 왜 저렇게 첩의 자식이라면 거품을 물고 화를 낼까?’ 분명 아버님이 어디서 씨앗이라도 봤지 싶어 언젠가 시어머니한테 […]

의혹 -1

2024-06-16

남편과 아파트를 나서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또 눈이 오려는지 아니면 바람에 쌓여있던 눈이 날아다니고 있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그렇잖아도 그 간의 폭설로 길이 미끄러운 판인데 또 다시 눈이 내리면 낭패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런 나를 조롱하듯이 눈 가닥이 하나 둘 늘어나며 허공에서 킬킬거리며 웃어대고 있었다. 방향도 못 잡고 이리저리 흩날리는 꼴이 소리 없이 아무 곳에나 대고 웃음을 날려 […]

日月火水木金土

2024-06-01

거인이 있어 지구의 광활한 땅에 쟁기질을 한다.일월화수목금토를 쟁기질로 넘긴다.그렇게 한 주가 넘어가고 한 달이 넘어가고 52주가 넘어가면 1년이 넘어가고온갖 생명들이 생기고 피고 열매 맺고 수확한다.이 시간들이 인간의 일인가. 신(神)의 영역인 것을!시간을 다스리는 건 신이라는 것.해(日)와 달(月)을 음양의 주 성질로 해서 좀 더 역동적으로 다섯가지((木火土金水)가 움직인다는오행(五行)의 집합체가 시간 속에 있다.자연의 변화법칙과 시간은 모두 ‘목화토금수’로 이어져 나간다는 […]

우국지정

2024-06-01

언제 네가 역사에 대해서언제 네가 나라에 대해서걱정해 봤느냐배가 처불러서제 허리끈을 풀고거나한 배를 두들겼다지거리의 사람들을 위해서허리띠를 졸라맨 적이 있더냐그저 제 욕심에똥배만 불리고 디룩디룩 살만 쪄서안으로만 싸우고 부글부글 끓어 넘치지외부를 향해 우국의 촉수를 세워보았느냐역사는 말했지모두 내부의 적들에 의해 나라가 무너졌다지바깥에서 누가 우리를 지켜주었든가내부의 적들만 찾고 싸우느라부글부글 끓고 있는데바깥에서 음흉한 웃음 치며지켜만 보고 있는 전술인데우리끼리 편 나눠 싸우고 […]

침묵

2024-06-01

안에 계신가요?꽃 한 송이 들고서 있습니다.꽃이 질까 두려워창살을 잡고 있는손이 애처롭습니다.

카프카와 어느 소녀 이야기

2024-06-01

카프카(1883-1924)가 불혹의 나이였던 어느 날, 베를린의 한 공원을 산책하고 있었다. 그러다 좋아하는 인형을 잃어버리고 울고 있는 소녀와 마주쳤다. 카프카는 소녀와 함께 인형을 찾아보았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 카프카는 이튿날 그곳에서 다시 만나 인형을 찾아보기로 소녀와 약속했다. 그렇게 다음날이 됐고, 결국 인형을 찾지 못했다. 그때 카프카는 소녀에게 인형이 ‘쓴’ 편지를 건넸다. 편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울지 마. 나는 […]

어루다

2024-04-14

춘향가의 한 대목이 떠 오른다.‘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가 아니라 ‘이리 오너라 얼고 놀자’가 음운변화로 좀 더 구체성이 있고 노골적인 말을 벗어나면서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라는 폭 좁은 상황으로 굳어 졌다고 볼 수도 있다. 원래는 다 큰 남녀가 한방에서 논다는 것은 얼고 노는 것이다. 물론 업고 놀기도 하겠지만 더욱 포괄적인 것은 남여상열지가 아니겠는가.어울리다, 얼리다, 얼루다 이런용어들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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