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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eaves on the loose soil and with the hands of a man pouring the soil on, the idea of planting trees for the environment.

2024-02-07

사람아 사람아바위산으로 도망치지 말고마을 가까이서 텃밭을 일구고이랑에 좋은 씨앗을 뿌려보라식물의 싹을 틔워보라물주고 풀매고땅심을 움켜잡은 실한 뿌리꽃 피우고 열매 맺고어긋남이 있던가?자연의 리듬을 무시하고거짓으로 키운다고식물이 잘 자라겠는가.콩 심은 데 콩나고팥 심은 데 팥난다어린 날엔 고역이라 도망쳤지만흰머리 성성한 나이에비 오고 서리 내리는 시절을 알았을 텐데식물을 속이는 건 자신을 속이는 것더 많은 거짓을 무기삼아 요망을 부려대니꽃은 피지만 열매가 없는 […]

솟다

2024-02-07

주변보다 높이 세우는 건인간의 욕망이다힘이 세다는 것이다치솟고우뚝 서고높이 오른다는 것솟아오른 저 것을무엇이라 이름 붙일까당간인가 솟을대문인가 일주문일까고인돌인가 탑신인가 첨성대, 피라밋,비석이든 돌탑이든 장승 벅수 솟대 뭐든높이 세우는 것에치솟는 힘이 집중한다.더구나 빳빳이 세우는 남근이라면더욱 힘의 결집체다모든 생명은 열광한다. 컷‧글 | 정노천

오라, 두려움이여.

2024-02-07

야야, 니가 언제부터 거위와 가족이 됐나? 짜식 모처럼 친구가 왔으면 대접을 해야지. 거위 한 마리 갖구 패밀리 찾고 야단이람? 그럼 우리 패밀리는 수십만은 된다.지방 소도시에서 양계장을 운영하는 달구 씨는 옆 동네 전원주택에서 사는 친구 구용서 씨 집에 놀러왔다가 친구가 키우는 거위를 봤다. 거위는 살이 통통하게 올라 한 눈에 봐도 탐스럽게 보였다. 달구 씨는 닭을 키워서인지 […]

끼어들지마!

2024-02-07

야, 꼬마야!넌 식권 갖고 있니?무서운 줄 모르고 작은 몸 밀고 들어오냐먹는 거는 생존관계야싸우다 죽는 수가 있어함부로 끼어들지 마!조금 나누 먹으면 안 돼?나 정말 배고프거든우린 몸집이 크기 때문에 더 많이 먹어야 해이것도 모자러거든난 몸집이 작기 때문에 조금만 먹으면 돼!좀 나눠먹을 수 있나? 글 | 정노천(시인) 사진 |이연옥

회(匯)

2024-01-29

남지철교에 서서 보면 강 남단 벼랑 아래 물살이 세차다. 강물이 세찬 곳이 바로 의령에서 흘러오는 대천과 남강이 낙동강에 스며드는 합강지역이다. 옛사람들은 이 지역을 기음강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기음강에 서면 바람이 ‘뱅’돈다고 한다. 바람이 뱅그르르르 돈다. 소용돌이다. 깊이를 알 수 없고 방향을 알 수 없는 물살은 사람을 홀린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물을 잠재워야 할 이곳에서 제를 지냈다고 한다. […]

Space background with nebual and eclipsed planet

2024-01-29

조용한 저 가슴에서 일렁이는 불꽃마그마가 이글거릴 줄이야터져오르는 화산의 연기를 제치는 저 불꽃을 좀 보아활활 타오르는 불길얇디얇은 피부막으로가는 갈빗대로 마냥 가둬놓을 수 없는 분출박차고 나오는 저 힘을 보라허접한 창살로 다소곳이 가둬둘 수는 없을 거야아마태양은 우주의 어둠을 찢고데우면서 이글거리는데저 차디찬 가슴에죄수처럼 감금해 놓을 수야 없지언도를 때려 마냥 억누를 수야 없을 거야그 여린 가슴을 순식간에 태우고 말거야온몸이 이글이글 […]

watercolor style 2024 new year eve holiday background vector

2024-01-29

새해가 밝았습니다. 설날 아니 ‘작은 설’. ‘아세 설’. ‘까치설’이 지나고 설이 됐습니다. 요즘 설이 생기면서 동지는 동지설날이 됐겠지요.자- 일어나 새로운 양의 기운을 받읍시다. 그 중심에 태양이 있지요. 태양의 빛과 따뜻함은 모든 생명의 소생과 보호의 근원으로 작동합니다. 세계의 모든 인간은 태양숭배 의식을 갖게 된 것입니다. 유럽으로 가면 성탄절이 되고 동양에선 동지가 되지요. 동지부터 점점 길어지는 태양의 […]

자리를 비우다

2023-11-15

그대어디로가는 건가무엇을 이루고 가는 건가왜 가려는가.거들먹거리면서어디로 가야 삐까번쩍 빛이 날텐가그대오랫동안 질퍽이다가떠나고 난 자리여기는텅텅 비겠네미우나 고우나함께 했던 자리 컷·글 | 정우제

태양이 손을 놓지 않게

2023-11-15

우주라는 허공에 둥둥 띄워놓은푸른 별 하나무한한 무중력 속에 둥실둥실 저 혼자 떠돌고또 태양의 빛을 붙들고 돌고 있는돌덩어리 하나 지구별이글거리는 태양의 불꽃이 살아있는 동안이라도잘 매달려서 생명의 꽃밭을 가꾸기를!훅ㅡ궤도를 벗어난다면어느 우주의 뒤꼍 어둠속으로 내동댕이치거나타버리거나어느 운석에 부딪혀서 소멸 돼 버릴지도지금 지구가 마냥 아프다는데아무도 그 신음을 귀 기울여 들어주지도 않고 있나보다저쪽에서는쿵쿵 나날이 증폭된 불꽃놀이를 수없이 해되고이쪽에선그저 한방에 부셔버리자는광폭한 장난감만 […]

허수아비

2023-11-15

숨죽이지 않고몸을 마구 흔들어야 하고소리도 내야하고그런 황량한 몸에서 무슨 소리가 나는가?자동차가 불협화음의 컬렉션 소리를 차창 밖으로 쏘아내듯이허수아비도 시끄러운 소리를 주변으로 퍼내야 하는가.부드럽고 아름다운 조화의 소리가 아니면당신의 영혼을 달래주려는 음악이 아니겠지.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진다면,진통의 시간!그냥 바람과 어울려 춤추는 시간이라면즐거운 시간!만물이 익어가든, 수확기가 지나 고랑이 텅텅 비어가든텃밭에서 허수의 아비는 혼자 즐겁다.이윽고 새들이 어깨에 내려와 앉는다.정작 허수는 어디로 갔는가?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