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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부시(天府詩)

2022-11-05

무한한 곳에서 점• 하나가 뭉쳤다 무한한 시간 속으로 떠도는 씨알 하나 톡 터졌다 점점 부푸는 원◯ 그 속에서 네모᦬가 나오고 또 세모△도 나왔다 원◯은 하늘이 됐고 네모□는 땅이 됐고 그 사이 세모△는 생명이 됐다 원◯ 속에는 네모□ 세모△가 다 들어 있고 네모□ 속에는 원◯과 세모△가 들어있고 세모△ 속에도 원◯과 네모□가 들어 있다네 안으로 밖으로 넣었다 […]

원(◯)방(□)각(△)

2022-11-05

一始無始一析三極無 盡本天一一地一二人… 일시무시일석삼극무 진본천일일지일이인… 무한한 우주에서 본바탕이 나오고 인간(생명)이 나온다. 뭉쳤다가 흩어지고, 흩어졌다가 뭉치고… 모두 같은 것이다. ‘무(無)’ ‘본(本)’ ‘0(數)’ 원(◯)방(□)각(△) 안에 담겨 다른 모습일 뿐! 컷·글 |정노천

알 20

2022-11-05

48 그들은 바위산을 오르고 있었다. 겹겹이 급경사로 이루어진 바위산은 마치 신이 돌을 밀가루반죽처럼 빚어 눌러 옆으로 겹겹이 붙여나가면서 층층이 성의 형태를 만들어간 걸작 품 같아, 겉으로 볼 때야 감탄할 만큼 장엄하고 멋있었다. 하지만, 막상 올라서니 산은 어마어마한 괴물 덩어리였다. 감히 그곳을 오르려는 자가 있다면 누구도 가만 놔두지 않고 낭떠러지로 밀어버리겠다는 괴물의 경고가 느껴지는 듯 했다. […]

알 19

2022-09-24

45 섬에서 나가려면 사공을 잡아야했다. 하지만 배 삯으로 수명을 내놓으라니 엄두가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배를 안타면 섬에 갇혀 오도 가도 못하는 거였다. 제 엄마의 고민을 알아챘는지, 세별은 뛰어가 막 배를 돌리고 있는 사공 노인을 불렀다. “저기, 할아버지, 잠깐만요!” “야! 놔둬. 수명을 달라는 게 말이 돼.” 신유리는 딸을 향해 짜증스럽게 소리를 질렀다. 그러고서는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

행복한 제자인가, 저자인가

2022-09-24

<물의 신학과 물의 시학> 어제 홍제천에서 만난 그림과 지난 주 소마미술관에서 만난 ‘쇠라’의 그림입니다. ‘그랑 드 자트섬의 일요일 오후’와 ‘아니에르에서의 물놀이’인데 제목에 지명을 넣어도 좋네요. 어제 중부지방을 강타한 비가 115년만의 폭우 신기록이라네요. 비가 많이 왔다는 것을 말하지 않아도 쓰레기와 나무등걸이 곳곳에 쓰러져 있는 것으로 보아 알 수 있네요. 수마가 할퀴고 간 홍제천의 수요일 오후는 많은 […]

생명을 위한 생명을 건 저항?

2022-09-24

당랑권법인가? 당랑비권인가? 당랑거철(韓鄭拒轍)은 무모함인가? 생장의 시절 여름이 가고 다가서는 가을에 대한 저항? 아니면 태풍 ‘힌남노’에 대한 저항인가? 어쨌든 거대한 힘에 맞서는 저항이고 그것도 혼자 막아서고 있다 ‘불세출의 용사’ 그래 너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가? 어느 별에 쟁여놓은 용기라는 파장에 기대냐? 대개 강한 것 앞에 서면 도망가게 유전자를 심어주었는데 그분이 너에겐 잘못 심어 주었냐? 아니면 네가 도둑질한 […]

태풍의 이름

2022-09-21

힌남노–돌가시 나무 새싹 ‘힌남노’ 궁금해서 정리해 보았어요 태풍의 이름이 어떻게 지어지는지 살펴보면 태풍의 피해를 받는 14개국이 태풍위원회로 구성되어 있어서 한국, 북한, 일본, 중국 10개씩 이름을 내고, 그 이름을 돌아가면서 사용하게 된다. 힌남노 뜻은 라오스에서 낸 태풍의 지명을 딴 이름이다. 라오스 캄무안주에 있는 국립보호구역 이름인데 현지어로 ‘돌가시 나무 새싹’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돌가시나무 새싹’ 연약한 새싹인데, […]

당신은 우리 역사를 알아?

2022-09-20

“당신은 누구냐?” 대뜸 그렇게 묻는다면 어디를 뒤적여서 자신을 꺼내는가?당신이 살아 온 과거를 홀대해버리면 당신이란 모든 인생은 일그러져 버리고 말아무엇으로 당신의 인생을 지탱하고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가?과거를 버린다면 당신을 당신답게 말할 수 있는 정체성을 모두 버려버린 셈이 된다.미래는 아직 오지 않아 불확실하고 의지는 확신이 아니어서 말할 수 없고 오직 경험치인 과거에서 자기 인생을 꺼내야 하는데 그렇게 […]

바람으로

2022-09-20

하염없다! 이 생명, 대지로 둔덕으로 뒹구는 바람, 바람소리. 뚜다다다닥 달리는 말발굽소리 초원을 내달린다. 풀잎을 흔들고 억새풀을 헤집고 푸드득 푸드득 억새밭에서 날아오르는 봉(鳳)의 날갯짓! 어디서 왔나? 어디로 가나? 하늘에서 내려온 숨결, 대지에 흘러가며 기운을 불어넣어주고 생명을 이어주는 신의 손길이다! 마고(麻姑)의 숨결! 바람! 바람! 바람! 정노천(시인) *바람 – 신의 숨결, 생명, 브라만, 말, 봉 등으로 변용되는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