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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以)

2022-09-20

우리 민족은 글자 하나를 만들어도 예사롭지 않다. 신과의 관계성이 들어간 신성문자라고 할 수 있다. 뜻 없이 글자를 만들지 않았다. 갑골문과 금문에서 사용하던 우리 동이족이 만든 글자 이(以) 천손민족임을 다시 한 번 확인케 한다. 북극성에서 점지된 생명은 북두칠성의 괴에 담겨서 잉태하고 이 지상으로 내려주는 생명의 씨알 즉 정자다. 하지만 지나족들은 왕이란 권력 독점을 추구하면서 하늘과의 관계성을 […]

막내라는 말

2022-09-04

그저께 부산 갈일이 있어서 승용차를 운전하며 집사람과 동행했지요. 같이 차타고 멀리 여행을 하면서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집에 있는 막내에 대한 이야기를 오래하게 됐지요 막내! 막내? 운전하고 칠곡 쯤 지나는데 막내! 왜 막내가 뭔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뇌리를 쳤지요. 우리민족은 붙박인가? 막살인가? 우린 유목민족으로 막살이지요, 한족이 붙박이고 우리는 막살이라고 하잖아요. 우리말에 ‘너 막살래?’라는 얘기를 자주 […]

알 18

2022-09-01

41 그곳은 익숙한 숲이었다. “우리 혹시 원위치로 온 거 아냐?” “그러게. 뭔가, 도로아미타불 같다.” “우리 새됐어.” 하지만 그곳은 섬이었다. 섬을 둘러보았다. 사람이 살지 않는 듯 온통 바닥에 이끼가 수북했다. 한참을 헤집고 다녀도 생명체라고는 나무들 외에는 보이는 것이 없었다. “엄마, 여기가 설마 마고의 허달성은 아니겠지?”“절대 아니지” 그런데 어디선가 가느다란 신음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소리를 따라 가보니 […]

삶의 궁극적인 목표인 정신성을 보름달에 투영하다

2022-09-01

둥둥 두리둥실 달 떠 오른다 높은 산봉우리 건널 때 돛을 올릴까 굽이치는 거친 강물을 넘어서 바다로 두둥실 어느 강가에서 삿대를 밀까 두리두리 두둥실 은하 건너서 끝없이 흘러가는 저 달을 어느 구름에 닻을 내려놓을까 기실 돛대, 삿대도 없고 실한 닻줄도 없네 키도 노도 없이 두리둥실 떠가는 둥근 달 꼭 붙들어서 당신의 곧은 마음에다 꽁꽁 묶어 주소서 […]

충전의 시간

2022-09-01

괜찮아 두려워하지 마! 이제 날아오를 시간이야! 사진‧글 | 이연옥(사진작가, 수필가)

역사는 현재 우리의 삶과 별개의 것인가?

2022-08-31

역사는 현재 우리의 삶과 별개의 것인가? 그 질문에 석연한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현대인들은 현재라는 나무의 열매를 성급히 따려고만 하고 한 몸인 뿌리의 존재를 잊고 있다. 열매를 맺기까지 거친 흙을 거머쥐고 영양분을 올려 주는 뿌리를 과거라고 여겨 도외시 하고 현재라는 급급한 삶에 매몰되어 살고 있다고 본다. 내가 태어나서 어떤 유기적인 과정으로 흘러왔는지 역사가 방점을 찍는 […]

책을 펼쳐라

2022-08-31

책은 만인이 볼 수 있게 만든 공유물이다. 꼭꼭 잠가놓은 자물쇠가 있는 것이 아니다. 즐겁게 책장을 넘겨라! 28수의 별자리를 넘어가듯이 세상 이야기가 쏟아져 나온다 펼친 책 속엔 무진장한 인간의 세상이 꿈틀거리고 있다. 깨어난 자의 우주다. 방황하다가 지친 내 한 몸, 책이 사방을 둘러싼, 작은 다락방에 숨어 있어도 커다란 복락이다. 그 좁은 방에 책이 쌓여있다면 크낙한 행복이다. […]

알 17

2022-08-07

37 그들이 갔던 칸들을 통과해서 다음 칸에 가자 그곳은 텅 비어 있었다. 그런데 어디선가 한꺼번에 울어대는 수많은 동물들의 괴성 같은 이상한 소리들이 들려왔다. “무슨 소리지?” “엄마 저기 좀 봐!” 아이가 다음 칸의 문을 가리켰다. 문 위의 조그만 유리창으로 건너 쪽 칸 안이 보였다. 그 칸은 컨테이너로 된 화물칸 같았는데, 안에서 수많은 동물들이 갇혀 있었다. 그런데 […]

텃밭의 정직성

2022-08-07

청와대 관저에 구획된 5개의 텃밭 휑하니 버려져 있었네 작물은 하나도 없고 그저 잡초만 띄엄띄엄 주인이 떠난 관저에 흔적만 남기고 있었네 아무런 기다림도 없었나 아무런 희망도 없었나 마련된 텃밭은 텅 비어 있었네 희망을 심고 미래를 심는 곳이 밭이다 몇 번의 호미질이라도 있었는지 궁금해진다 텃밭에 작물을 심는 건 생명을 심는 것이다. 그리고 콩 심은데 콩나고 팥 심은데 […]

김만중

2022-08-07

<서포만필> 형식이 자유로운 사상적 글쓰기 김만중의 문학사상을 전통적인 성리학적 문학관의 비판과 문학이 주는 감동의 기능, 자국어문학의 우월성 등의 관점에서 파악하고자 한다. 김만중은 피난 가는 배 안에서 유복자로 출생했다. 김만중은 일찍부터 모친의 엄격하고 자애로운 훈육 속에서 성장하여 모친에 대한 지극한 효심이 있었다는 것을 작품 속에서 보여준다. 만평(漫筆 ; 일정한 형식이나 체계 없이 느끼거나 생각나는 대로 글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