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진서)는 중국 글이 아니고 우리글이다

나라이름도 자기이름도 땅이름도 관제명도 물건이름도 말 쓰는 것도 모두 진서(한자)로 쓰던 우리 겨레의 글이 남의 나라 글로 여기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동쪽 바다니까 동해(東海)요 아주 엄청나게 큰 빛을 내니까 태양(太陽)이다. 먹는 일이 식사(食事)고 책을 상위에 놓고 보니까 책상(冊床)이다. 물길이 낮은 데로 열려 내가 흐르니까 개천(開川:열개, 내천)이라고 말한다. 가운데를 왜 중간이라고 말하나? 끝부터 끝의 가운데 사이에 있는 자리를 중간(中間)이라고 말하고 품삯을 임금(賃金)이라고 쓴다. 품을 뜻하는 임에다 돈(쇠)을 말하는 금이니까 그렇게 쓰는 것인데 돈이 왜 쇠냐고 묻는다. 소리 값(音價)이 금이요 뜻(意味 또는

불가사리와 치우

불가사리 곰의 몸, 코끼리의 코, 물소의 눈, 소의 꼬리, 범의 다리를 가지고 주식은 무쇠이며 구리나 대나무도 먹는다. 세상에 처음 날 때는 엄지손가락만 하다. 바늘로 시작했다가 식칼이나 놋쇠화로 등 철을 씹어 먹으며 점점 자라서 나중에는 산만한 거대요괴가 된다. 두 다리로 엉거주춤 서고 손을 인간처럼 부릴 수 있는데 빨리 달리면 네 발로 달린다. 피부는 무쇠 털로 덮여있어 창이나 칼로 찔러도 들어가지 않는다. 성벽 하나는 한방에 부술 정도로 힘이 장사다. 음허한 다른 요괴와 달리 양기(陽氣)가 매우 충만하여 특히 꿈속의 귀신들을 물리치는 능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