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부시(天府詩)

무한한 곳에서 점• 하나가 뭉쳤다 무한한 시간 속으로 떠도는 씨알 하나 톡 터졌다 점점 부푸는 원◯ 그 속에서 네모᦬가 나오고 또 세모△도 나왔다 원◯은 하늘이 됐고 네모□는 땅이 됐고 그 사이 세모△는 생명이 됐다 원◯ 속에는 네모□ 세모△가 다 들어 있고 네모□ 속에는 원◯과 세모△가 들어있고 세모△ 속에도 원◯과 네모□가 들어 있다네 안으로 밖으로 넣었다 뺐다 자유로운 도형들 네모□와 원◯ 사이에 그들이 내뿜는 기운으로 세모△는 뱅그르르 돌면서 한바탕 잘 놀았네 세모△는 돌고 돌면서 각이 닳아 다시 한 점•으로 돌아갔네 세모△는

바람으로

하염없다! 이 생명, 대지로 둔덕으로 뒹구는 바람, 바람소리. 뚜다다다닥 달리는 말발굽소리 초원을 내달린다. 풀잎을 흔들고 억새풀을 헤집고 푸드득 푸드득 억새밭에서 날아오르는 봉(鳳)의 날갯짓! 어디서 왔나? 어디로 가나? 하늘에서 내려온 숨결, 대지에 흘러가며 기운을 불어넣어주고 생명을 이어주는 신의 손길이다! 마고(麻姑)의 숨결! 바람! 바람! 바람! 정노천(시인) *바람 – 신의 숨결, 생명, 브라만, 말, 봉 등으로 변용되는 말. 움직임, 생명의 기운, 생명 있는 것들을 상징하고 있다.

할매 할매 마고할매

할매 할매 마고할매 삼신할매 숨결 불어 넣고 철썩 철썩 엉덩짝을 때려 멍이 들더라도 세상 밖으로 밀어내는 손 으앙 목숨줄을 받아 세상 밖으로 나오는 첫울음 숨죽인 세상이 갑자기 왁자지껄 애비는 씨알을 갖고 내려와 하늘의 씨를 봉인하고 땅의 질곡을 열어 十을 열어 어매는 씨를 받아 여물어서 열 달 만에 세상에 내어놓는데 외로울 것 같아 대신 부모를 두어 하늘의 씨앗을 대신 키우게 하는 것을 엄마 엄마 우리엄마가 마고할매 삼신할매 였네 시| 정노천(시인)

사람 인(人) 人은 삐침별(丿)과 파임불(乀)로 만들어진 글자 왼쪽으로 삐친 삐침별은 북극성 삐침별은 하늘이고 양이고 남자고 오른쪽으로 뻗은 획은 파였다고 해서 파임불 북두칠성을 상징한다 파임불은 음이고 여자고 땅이고 북두칠성의 괴(魁)자리가 파여 있다 양인 북극성의 씨앗을 음인 북두칠성이 국자모양의 그릇에 풍덩! 씨를 받아준다 그렇게 하늘의 씨앗은 잉태하는 것 그 하늘의 씨앗을 받아 지상으로 내려주는 북두칠성과 달(月) 하늘과 땅이 만나서 만들어 내는 결산물이 인간(人)이라 그래서 우리 민족은 천상에서 내려 왔다는 천손민족 그 사유를 갖고 1만년만 살았을까 인간은 하늘이요 땅인 것을! 정노천(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