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 이야기

오후 늦게 유방암을 가진 40대 여성분이 내원하였는데, 병마하고 싸움, 이어지는 어려운 치료에 몸과 마음이 지친상태였다. 샤워 중 가슴에 멍울이 만져져서 산부인과 갔더니 큰 병원으로 보냈고, 종합병원에서 유방암 진단을 받고 각종 치료와 겨드랑이 림프 제거술도 받았단다. 질병에 대해 조사도 많이 해서 각종 진단법과 치료법을 꿰뚫어 보고 있었다.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해서 유튜브와 각종 인터넷 카페에 올려진 내용을 보고 공부를 해서 설명도 필요 없을 정도다. 한의원에는 뜸치료를 통해 면역기능강화를 위해 방문했다고 한다. 뜸치료 역사는 상당히 오래되었다. 한나라 시대에 만든 황제내경이라는 책에 뜸치료에 대한

숙지황 이야기

한약재는 약으로도 좋지만, 한약재를 직접 키우다보면 키우는 재미도 좋고 어떤 환경에서 잘 자라는지를 보고 약효를 추측하기도 한다. 내가 잘 키우는 약재 중 하나가 지황(地黃)이다. 한의원에 들어오는 생지황 중에서 좀 시들한 것이 있으면 화분에 심어 놓는다. 4월경에 싹이 돋았다가, 5월경에 꽃이 핀다. 꽃대가 올라올 즈음이면 꽃봉오리를 달고 나오는데, 여간 귀여운 것이 아니다. 꽃은 보라색으로 아래 꽃잎이 윗 꽃잎보다 길어서 약간 하늘을 바라보는 나팔꽃 모양이다. 우리한의원 입구에는 지금 생지황 꽃이 3개 화분에 피어 있다. 출퇴근 때도 보고, 진료 중간중간 심심하면 한 번씩

경옥고 이야기

동의보감을 쓴 허준선생님은 질병치료에 대해서도 탁월하지만, 질병의 발생을 막고 무병 장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를 하였다.동의보감은 다른 의학서적과 다른 점이 여러 가지 있다. 종합의학서라서 온갖 내용을 모두 정리하여 묶어놓았다. 책의 첫부분은 신형(身形)편인데, 인간이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존재라는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신형편에는 형기(形氣)가 시작되는 내용이 나온다. 세상의 기운이 모여서 인간이 되는 과정을 먼저 말하고 있다. 또한 나이가 들면 왜 자식을 못 가지는지에 대한 이야기, 수명에 대한 이야기, 단전에 대한 이야기, 허심(虛心)이 도에 부합되는 이야기, 안마와 도인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하여 선현들의

우위와 열위의 문제

한국의 70년대는 다자녀에 폭발적 인구 증가의 시기였다. 그래서 그 시기를 살았던 많은 사람들은 항상 경쟁 속에서 살게 되고, 마음 속에 다른 사람과 경쟁을 하여 다른 사람한테 이겨야 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왔다. 또한 사회도 좁은 곳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으니 그 사람들 사이에 서열을 매겨서 다툼이 생기지 않도록 유도하기도 하였다. 아마 우리나라 사회의 서열화는 그런 과정에서 생기지 않았나 싶다. 더구나 서양 사상의 직선적인 체계에서는 경쟁과 싸움에서 승자와 패자, 우월과 열등이 갈라지게 되는 것이다. 이런 세계관 속에서 살다 보니 다툼도 많이

난임에 대하여

간혹 한의학에 산부인과가 있는지 질문하는 경우가 있다. 당연히 한의학에도 산부인과가 있다. 산부인과는 부인과와 산과로 나뉜다. 부인과는 또 월경에 대한 내용과 월경 외 자궁 등 여성부속기에 대한 내용으로 나뉜다. 산과는 임신과 출산 그리고 산후 문제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간편하게 경대태산(經帶胎産)으로 나누어 이야기한다. 경(經)은 월경과 관련된 내용이고, 대(帶)는 월경 외 자궁 부속기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태(胎)는 임신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산(産)은 출산과 산후 문제를 다룬다. 최근 난임으로 한의원에 치료를 받으러 오는 환자분들이 많이 늘었다. 국가에서도 출생인구 감소 때문에 난임에

성분이 같다고같은 효능을 낼 것이라고생각하지 마라

요즘 건강식품의 홍수에 살고 있는 듯하다. 게다가 온갖 방송 홍보까지 겹치니 제대로 된 정보가 어느 것이고 홍보가 어떤 것인지 구별이 힘들 때도 많다. 간혹 식품이나 약재 소개할 때 어떤 성분이 들어 있어서 어떤 효과를 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된다. 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는 그 성분을 먹기 위해 먹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그 성분이 들어 있다고 같은 효과를 내는 것도 아니다. 1) 우선 성분만으로 모든 작용을 이야기하면 음식을 먹을 필요 없다.성분만으로 이야기한다면, 필요한 성분을 화학적으로 만든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