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의 리더십 41

제40회 (소리의 색깔을 보라) 흔히 음색이란 용어를 많이 쓰고 있죠? 소리의 색깔을 말하는 것인데, 과연 소리에 색깔이 있는 건가요? 그 색깔을 볼 수 있나요?소리에는 분명 색깔이 있습니다.적어도 저의 눈에는 그것이 보입니다.마음의 눈으로서가 아니라 물리적으로 보입니다.믿을 수 있겠습니까?지휘자라면 소리의 색깔을 구분하고 그 음색을 맞추어 가는 일에 심혈을 기울여야 합니다. 오케스트라에 색을 입히는 작업이 어렵다면 지휘자가 아닙니다.대체적으로 플룻에서는 투명한 색이 보이고 바이올린에서는 보라색이 보입니다. 트럼펫에서는 금빛이 보이고 바순에서는 갈색이 보입니다.색깔 뿐 아니라 온도도 느껴집니다.하이든의 음악에서는 따뜻한 기온이 느껴지고 모차르트에게서는 냉소가 느껴집니다.색깔이 보인다는

지휘자의 리더십 40

제40회 (무대체질 2) 준비된 사람은 무대가 두렵지 않습니다.오히려 무대를 즐기게 되죠. 지휘자 중에 준비되어 있지 않은 사람이 더러 있습니다.준비 안 된 지휘자는 우선 자신이 먼저 쭈뼛거리고 어정쩡한 제스처를 취할 수밖에 없습니다.연주자들은 그런 지휘자를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쳐다보면 오히려 틀릴까봐 악장에게 의지해서 눈치껏 연주합니다.그런 오케스트라에서 훌륭한 사운드와 하모니를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준비되어 있지 않은 리더 아래 조직원들이 취할 수 있는 행동은 그동안 해 왔던 패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게 하는 것뿐입니다.준비되어 있지 않은 리더를 조직원들은 따르지 않습니다.다만 따르는 척할 뿐이죠.그런데 못난 리더는 그런 조직원들의

지휘자의 리더십 39

제39회 (무대체질 1) 어린 시절 가난한 집안에서 자란 저는 항상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었습니다. 남 앞에서 이야기 하는 것도 쑥스럽고 말 주변도 없어서 오해를 사기도 했죠. 많은 사람들 앞에서 지휘하고 강의하는 지금의 모습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었습니다.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여유가 생기고 즐겁게 포디엄에 오르는 모습을 보는 지인들은 저에게 무대체질이라고 말합니다.과연 나는 무대체질인가? 과거를 돌이켜 볼수록 무대체질과는 거리가 먼 촌놈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무대체질이라는 말을 듣게 되었을까요?제가 고교 3학년 때 어느 콩쿠르에 참가했을 때의 일이 떠오릅니다. 정말 눈앞이 캄캄하고 그동안 연습해왔던

지휘자의 리더십 34

제34회 (섬세하라 2) 기업이나 단체에서도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지나칠 정도로 디테일하지 않으면 안 되는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내가 그런 것까지 신경 써야 하나?” 하는 생각을 갖고 있는 리더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리더는 큰 일에만 신경 쓰고 자잘한 것은 부하 직원들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리더가 많다는 것은 조금 실망스런 일입니다.일의 중요성을 안다면 기획안의 철자 하나까지도 검토하고 토시 하나까지도 깐깐하게 따져서 완벽을 기해야 합니다.오히려 큰 결정은 단순하게 해도 됩니다. 큰 일일수록 복잡하지 않습니다.부산에 가기로 결정하는 것이 큰 일이라면 리더의 역할은 거기서 끝난

지휘자의 리더십 33

제33회 (섬세하라 1)음악 용어 중에 아티큘레이션 Articulation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음의 길이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하고 섬세함을 요구하는 분절법을 말하는데, 이 분절법은 지나치다 싶을 만큼 섬세하고 디테일 합니다.저도 아티큘레이션에 관한 한 완벽주의에 가깝습니다. 왜냐하면 아티큘레이션은 음악의 이미지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입니다.어떤 음을 길게 연주하고 어떤 음을 짧게 연주하게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으로 스타카토(짧게), 스피카토(매우 짧게), 데타셰(음을 분리해서), 테누토(충분한 길이로), 레가토(부드럽게), 슬러(이어서) 등 많은 지시어가 있고 시대 별, 작곡가 별, 양식 별로 그 음 길이의 어법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지휘자의 리더십 27

연주 기호 중에 Accent(악센트)라는 기호가 있습니다.그 음을 특히 강조하라는 뜻인데, 그 표시가 되어있는 부분은 당연히 강조해서 연주하겠지만 악보 상에 표기되어 있지 않았어도 통상적으로 악센트를 부여해야 하는 곳이 있고 여러 해석에 의해 악센트를 부여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핵심 포인트를 찔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같은 문장이라도 ‘나는 어제 밤에 무서운 꿈을 꾸었어’라고 말할 때 ‘무서운’에 악센트를 줘야 합니다.하지만 다음날 ‘나는 어제도 무서운 꿈을 꾸었어’라고 반복적으로 말할 땐 ‘어제도’를 강조해야 합니다. 같은 내용이라도 때와 상황에 따라 강조점이 달라지는 것이죠. 교향곡에는 가사가

지휘자의 리더십 16

제16회 조직을 편곡하라 여기에 하나의 음이 있다고 가정 해 봅시다. (도~)이 하나의 음은 아직 음악이 아닙니다. 그저 아무런 의미도 없는 소리에 불과할 뿐입니다. 여기에 하나의 음을 추가 해 봅시다. (솔~)(도)에서 (솔)로 도약을 했습니다.(도)와 (솔)의 사이에 간격이 생겼죠? 이 간격을 interval이라고 하며 음악에서는 음정이라고 부릅니다. 이렇게 음정이 변하면서 발생하는 것이 멜로디입니다.만일 같은 음만 계속 반복한다면 그것은 멜로디가 아니라 리듬입니다. 음정의 변화 없이 차례로 울리는 것은 리듬, 음정이 변하면서 차례로 울리는 것은 멜로디입니다.조직을 이끌어가는 리더가 음정의 변화를 일으키지 못하면 멜로디는 절대로 만들어내지

지휘자의 리더십 15

제15회 완벽주의자는 무능력자 완벽주의자는 다른말로 무능력자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예술에 완벽이란 단어는 없습니다.음악, 무용, 피겨 등 예술계통의 콩쿠르나 시상식에서 만점이란 있을수 없습니다.예술에 만점은 없기때문이죠.주변에 완벽을 추구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하는 일을 자세히 보십시오. 그는 실상 아무일도 하지 못하고 있을 것입니다.제 지인중에 완벽주의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첼로를 전공하고 있었는데 연습하는 광경을 보고 있노라면 제가 답답해서 견딜수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도~~ ) 소리 하나 내고는 “이게 아닌데….” 하고 다시 (도~~) 소리 하나 내고는 “이게 아닌데…..” 하다가 하루를 다 보냅니다. 그는 대학 4년간 그러다가 졸업했습니다.‘도’ 소리

지휘자의 리더십 14

제14회 확신을 주어라·2 오케스트라의 모든 파트는 경중을 가릴 수 없이 모두 중요한 역할을 감당합니다. 가장 많은 일을 하는 바이올린이나, 뒤에 있으면서 가끔 붕붕대는 튜바나, 어쩌다 한번 등장하는 심벌즈 주자나, 모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들입니다.그래서 지휘자는 그들에게도 관심과 애정의 눈길을 보내며 차례가 오면 서로 눈을 마주치고 정확한 시점에서 연주할 수 있도록 큐사인을 주는 것입니다.오른발에 구령을 붙여야 하는데 자꾸 왼발에 구령을 붙여서 훈련병들을 고생시키는 조교처럼, 우리 사회에도 그런 사람들… 꼭 있습니다.머리 나쁜 상사가 부지런하다면 그것처럼 난감한 일도 없죠.지휘자 중에도 가끔 그런 지휘자들이

지휘자의 리더십 13

제13회 확신을 주어라·1 지휘자는 악곡에 대해 철저한 해석과 뛰어난 바톤 테크닉을 갖추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지만 이를 제대로 수행해 내는 지휘자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어떤 지휘자는 악곡의 해석에 더 많은 가치를 두고, 어떤 지휘자는 바톤테크닉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합니다. 하지만 이 두 가지 중에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둘 다 중요하기 때문이죠.그러나 이 장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소통에 관한 것입니다.결국 바톤테크닉에 관한 이야기죠.아무리 분석을 잘 했다 하더라도 소통에 문제가 있다면 무대에서의 작업은 실패로 돌아갈 것이기 때문입니다.오케스트라의 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