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민족이 사용하는 말들의 원형을 찾아가는 작업은 중요하다. 인간이 내뱉는 말에는 어떤 의지와 파동이 스며 있다. 말에는 역사적 전통과 어떤 기운이 서려 있기 때문에 언어의 원형을 왜곡하고 잘못된 것은 그 말이 갖는 에너지와 역사성이 사라진 기능적인 역할만 활용할 뿐이다.

반려(伴侶)

평생을 함께 할 부부가 상대방을 일컫는 말이 반려자(伴侶者)다. ’짝‘이 되는 동무를 뜻하는 소중한 의미를 갖는다. 주로 ‘인생의 반려자’, ‘평생의 반려자’처럼 쓰고 있다. 일반적으로 배우자를 지칭하는 반려자는 배우자 이외 어떤 가족구성원에게도 사용되지 않는 말이다. 짝은 사람을 나타내기 때문에 ‘사람 인(人, 亻)자를 덧붙여 반려(伴侶)라고 한다. 동식물에게 반려라는 단어를 사용한다는 것은 참으로 받아들이기 거북하다. 동식물이 인간과 부부처럼 지낸다는 것도 아니다. 아무리 사랑스럽고, 외로움을 달래주는 평생의 친구라 해도 배우자에 써야 하는 伴侶란 말을 붙이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물론 사람과 함께 살 수 있도록 길러진 까닭에 사람에게 사랑을 받을 만한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가까이 두고 귀여워하거나 즐기는 것을 애완(愛玩)이라 한다. ’애완견‘, ’애완식물‘ 그 것만으로 충분하리라 본다. 이런 동식물이 장난감(玩)에서 짝(伴)으로 격이 높아졌다. 신조어, 언어의 오남용이 너무 빨리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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