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분이 같다고같은 효능을 낼 것이라고생각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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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한

요즘 건강식품의 홍수에 살고 있는 듯하다. 게다가 온갖 방송 홍보까지 겹치니 제대로 된 정보가 어느 것이고 홍보가 어떤 것인지 구별이 힘들 때도 많다. 간혹 식품이나 약재 소개할 때 어떤 성분이 들어 있어서 어떤 효과를 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된다. 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는 그 성분을 먹기 위해 먹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그 성분이 들어 있다고 같은 효과를 내는 것도 아니다.


1) 우선 성분만으로 모든 작용을 이야기하면 음식을 먹을 필요 없다.
성분만으로 이야기한다면, 필요한 성분을 화학적으로 만든 것이 최고인 것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우리는 어떤 음식을 먹는 것이지 어떤 성분을 먹는 것이 아니다. 더 저렴하고, 더 위험한 성분은 음식으로서 가치가 없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든다면 우리는 물을 먹고 싶지, 화학적으로 만든 H₂O를 먹지 않는다. 왜냐하면 화학적으로 만든 H₂O는 먹기에 위험하고, 다른 어떤 영양소가 없기 때문이다. 좀 강하게 이야기한다면, 온갖 영양분이 잔뜩 담긴 음식은 음식물 쓰레기가 최고가 될 수 있다.

2) 같은 성분이라고 같은 효능 아니다.
같은 성분을 가진 물이라도 찬물과 따뜻한 물이 효과가 다르듯이, 성분이 같다고 모두 같은 효과를 이야기하는 것은 조금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같은 성분이라도 인체 내의 환경에 따라 다른 작용을 하는 경우도 많다.

3) 대개 우리가 어떤 음식물에 어떤 성분이 많이 있다고 말하면서 그 식품의 효능은 그 물질 때문이라고 설명할 경우도 조심해야 한다.
어떤 식품에 가장 많이 든 성분을 가지고 그 식품에 대해 설명하기 쉬운데, 많은 식품들은 함유하고 있는 물질들의 상호 작용으로 어떤 효과를 내는 경우가 많다. 또한 가장 많은 물질이 우리가 기대하고 있는 주효과를 내지 않는 경우도 많다.

4) 우리가 인삼을 먹지 사포닌을 먹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인삼에 들어 있는 성분에 집착하여 인삼의 효능을 그 성분의 효능으로 착각한 대표적인 경우다. 인삼의 품질을 확인하는 방법을 찾다보니 지표물질로 사포닌을 찾았다. 하지만 인삼과 사포닌은 다르다. 예를 든다면 단백질을 찾는 사람에게 “바퀴벌레를 갈아놓은 것도 단백질 덩어리이므로 먹어라.” 하면 아마 먹지 않을 것이다. 음식성분에 너무 매달리다 보니, 밥을 먹는 것을 탄수화물을 먹는다고 착각하는 것과 같다. 쌀에는 탄수화물이 많지만 탄수화물 외에도 단백질과 지방, 미네랄, 비타민 등 많은 성분이 들어있다.

5) 어떤 성분이 있어서 어떤 효과 낸다고 말하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가령 우리가 생강에 “진저롤”이라는 성분이 있어서 맵고 소화기를 도와준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은 생강의 효능이 맵고 소화기를 도와준다는 것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생강에 들어 있는 성분을 찾아보니 어떤 성분이 많이 있더라, 그래서 그 성분을 생강이라는 이름의 “진저”에 작용기 이름을 붙여서 “진저롤”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그러면 “진저롤 때문에 맵다.” 라고 말해야 하나? 아니면 “생강이 맵고 소화에 좋은데, 생강 안에 든 많은 성분 중 하나가 진저롤이다.” 라고 말해야 하는가?

6) 성분은 대표성분만 보여준 것이다.
대부분 식물들에 가장 많이 든 성분은 전분이다. 그리고 어떤 식물들을 구별하기 위한 지표물질을 찾아서 그 중 많이 함유한 것을 이야기한다. 어떤 경우는 특징적인 물질이 여러가지인 경우도 있고, 소량 함유된 것이 특징적인 효능에 작용할 수도 있다.

이렇게 우리가 먹고 있는 식품들의 성분이야기를 길게 했냐 하면, 최근 성분에 대한 과신으로 한약의 많은 부분을 재단 또는 평가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성분으로 한약을 분석하고 평가하는 것의 한계가 많음을 말하기 위해서다.

Ginseng roots and green leaf, healthy food.

한약 등의 생약은 가격이 비싸 쉽게 구하기 힘들다. 그래서 제약을 할 경우 그 약재에 특징적으로 함유된 주 물질을 화학적으로 분리하거나 합성하여 저렴하게 대규모로 공급하려고 한다. 그 과정에서 문제된 점도 있기에 조금 내용을 추가한다. 화학적 공정은 특히 문제가 있는데,

첫 번째는 수득률의 문제이다.
우리가 원하는 물질이 100%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부가 원했던 물질이 아니라 다른 물질이 만들어지면, 그 잘못된 물질이 인체에 들어가서 어떤 작용을 할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새로 합성된 물질은 인체에 적용하는데 조심해야 한다. 잘못 만들어진 물질이 소량이라서 괜찮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수량의 물질이라도 그 물질이 계속적으로 작용하여 문제를 연속으로 발생시키는 경우가 많다. 화학적으로 이러한 부분을 “라디칼”이라고 부른다.
두 번째 문제는 화학적 안정성에 있다.
자연에 있는 물질들은 오랫동안 자연에 노출되었기 때문에, 다른 물질과 작용하려는 성질의 화합물은 이미 다른 물질들과 작용을 하여 안정된 화합물로 바뀐 상태다. 하지만 새로운 화합물을 만들게 되면 그 중 일부는 아직 안정되지 못한 물질들이 존재한다. 이 물질들이 인체 내부로 들어가면 어떤 부적용을 미칠지 알 수 없다.

세 번째 문제는 자연에 존재하는 식물들은 다양한 물질들을 함유하여 그 독성을 상호 견재 조절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신약을 만들기 위해 분리, 정제, 합성을 하면 다양한 화합물이 아니라 단일 화합물만 모이게 되어 독성이 강하게 된다. 이런 강한 독성을 가질 확률이 높은 물질들을 인체에 적용한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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