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선 산후(産後)음식 – 겨울밤에 먹는 죽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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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

바깥 출입을 못하는 산모들은 삼 일만 지나면 하루가 길고 지루해진다. 하물며 긴긴 겨울밤은 더욱 길게 느껴져 한숨 자고 나니 ‘아직도 밤이네’라는 말들을 하곤 한다. 황진이는 동지(冬至)달 긴긴 밤을 베어 내어 두었다가 님 오신 밤이 더 길도록 굽이 굽이 펴 놓으라고 읊었지만 출산한 산모는 밤이 길기만 하다.
내일은 이 여린 아기가 얼마나 클까? 그 신비한 기다림 속에 하루가 길기만 하다. 이 긴 기다림 속에 그래도 시간을 잊게 해주는 것은 맛있는 음식이다. 세 끼 식사에 중간중간 나오는 새참과 간식이다.
그중 겨울 새참으로는 팥죽과 떡잡채나 떡찜이다.
팥이 허약해진 콩팥을 보호해주니 산모에게는 안성맞춤 식재료인 셈이다. 여기에 출산으로 피를 많이 소모해 혈(血)을 보충해야 하는 산모에게는 지황이 필수 약재인 셈이다.
잠깐 지황의 약효를 알아보면 지황은 생지황, 건지황, 숙지황 세 종류로 구분된다.
생지황은 생리불순, 허약체질 건지황은 소갈, 토혈 생지황은 자궁출혈, 생리불순, 변비를 개선하는데 효능이 있다 하였다.(출처: 동의보감 속의 산약초이야기)
그럼 여자에게 좋고 산모에게 좋은 팥과 숙지황으로 단팥죽을 끓여서 우울증과 답답함을 날려 보도록 하자.
긴 겨울 달콤한 하루 하루가 되길 바라면서.


숙지황 단팥죽(보혈작용)


황기 게살스프(보양작용)

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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