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ture of 임홍
임홍

명절이면 어김없이 상담실을 찾아오는 싱가포르에 사는 아기엄마가 있어요.
아이에게 좋은 젖을 먹이고자 한국에 올 때마다 가슴 마사지를 받고 가지요.
받고 나면 아기가 맛있다며 흥얼흥얼 웃으며 먹는 모습이 너무 예쁘답니다.
21개월이나 되었기에 이젠 단유마사지(젖떼기)를 받을 거냐고 물으니, 손사래를 치네요.
첫아이처럼 26개월은 먹일 예정이랍니다.
이번에도 줄어든 젖량 늘려주시고, 고여 있는 맛없는 젖을 없애주고, 신선한 젖이 퐁퐁 솟도록 해달라네요.
대단하다고 칭찬하니, 싱가포르에서는 흔한 모습이라고 합니다.

직장에서 동료나 상사분들이 더 먹이라고 격려해 주고 배려해 주는 분위기라서 끝내는 것이 오히려 민망할 정도로요. 공원 같은 공공장소에서도 보자기 하나 가리고 수유하는데, 아무도 이상한 눈으로 보거나 눈살을 찌푸리지 않는다고 하네요.
우리나라하고는 대조적이죠,

분유 회사에서 나오신 분의 교육 내용을 보면, 6개월이 되면 영양이 떨어지니 젖만 먹이지 말고 이유식과 분유를 같이 먹이라고 한답니다.
심지어는 한의사 선생님과 일부 소아과 선생님도 그렇게 말씀하는 분이 있다고 합니다.
평생 엄마의 젖을 먹고 살 수 없어서 6개월쯤 되면 엄마의 몸에서는 아가의 성장과 면역에 필요한 영양소인 아연과 철분의 분비량이 줄어들지요. 이유식을 통해서 고형식으로 영양을 섭취하는 연습을 해야 할 때라는 신호이죠.

돌쯤 되면 어떤가요?
돌 지나면 젖떼기가 힘들다는 둥, 다큰 애가 창피하게 젖을 먹는다는 둥, 친정엄마, 시어머니의 말 한마디에 말 못 하는 아가라도 눈치를 보면서 먹게 되고, 젖에 집착해서 자주 찾는 아이가 됩니다. 엄마는 힘들어서 서둘러 끊게 되는 현상이 일어나게 되지요.

우리나라에서도 돌이 지나서 두 돌 이상 먹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특별한 사정이 있어서인 경우가 대다수예요. 진작 끊고 싶었는데, 분유 알레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2돌까지 먹이는 엄마.
친정엄마가 유방암으로 돌아가셔서 유방암을 예방하고자 두 돌까지 먹이는 엄마도 보았습니다.
두 돌 이상 먹이는 것이 자연스럽고 아가의 정서와 애착형성에 좋다고 해서 길게 먹이는 엄마도 가끔 있긴 합니다.

사실 모유는 길게 먹일수록 장점이 커지지, 단점은 없어요. 충치가 잘 생긴다고 하지만, 그것은 누워서 먹이는 습관이 되어 있을 때죠. 누워서 먹이는 자세를 하면 모유가 이에 지속적으로 닿기 때문에 생길 수 있어서 누워서 먹이는 자세만 하지 않으면 됩니다.
길게 먹이면 엄마 졸졸이 껌딱지가 될 거로 생각하지만, 오히려 애착 형성이 잘 되어 독립적인 아가로 크게 됩니다.
애착이 잘된 아이들은 친구들과 어울림이 잘 되고, 다른 아이들을 배려하는 마음도 알게 되어 리더 역할도 잘할 수 있는 아이로 크게 되지요.
세계보건기구와 유니세프에서도 두 돌 이상 먹일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처럼 우리도 모유 수유에 대한 온 국민의 공감대가 형성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임홍
Latest posts by 임홍 (see all)

Share:

Facebook
Twi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