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초식 / 몸을 뒤틀어 뒤를 돌아 몸의 다섯 가지 피로와 일곱 가지 상처를 치유한다
몸을 뒤틀어 뒤를 돌아 몸의 다섯가지 피로와 일곱가지 상처를 치유한다
서서 걷는 것은 인간이라는 동물의 특성이다. 인간이 선다는 것은 사실은 ‘기적’이〈? 오랜 시간 네 발 달린 짐승이 진화를 해서 이룬 엄청난 성과이다. 비록 네 발 달린 짐승보다는 빨리 달리지 못하지만, 서서 좀더 높은 시선으로 멀리 볼 수 있고, 가장 중요한 잇점은 두 손을 쓴다는 것이다. 손가락을 마음대로 움직이며 도구를 발명하고 이용하며 만물의 영장이 됐다. 인간은 설 수 있어야 한다. 엄마의 탯줄에서 벗어난 간난 아이는 누워서 지낸다. 그러다가 수만번 이상의 시행착오를 거쳐 일어선다. 비로소 인간이 된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먹으면 다시 눕는다. 서기가 힘들어진 탓이다. 그리고 대부분 누워서 죽는다.
잘 선다는 것은 땅을 두 발로 딛고 늠름하고 당당하게 서는 것이다.
한자로 설 립(立)은 인간이 두 다리로 서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두 다리는 구부러짐이 없이 일 자로 바로 서야 한다. 나이들어서 기력이 떨어지면 오금이 수축된다. 그래서 발걸음이 마치 유인원처럼 허리도 굽어지고, 무릎도 꺾인다.
무림의 세계에서 수직과 수평은 생과 사를 가른다. 마주 선 두 고수의 모습은 수직이다. 하지만 승패가 갈리면 달라진다. 이긴 쪽은 수직을 유지하지만, 진 쪽은 수평이다. 수직의 승자는 수평의 패자를 뒤로 하고 떠난다.
수직으로 선 인간은 잘 걸어야 한다. 인간이 걸을 수 없는 상황이 오면 불행해진다. 스스로의 자존감은 사라지고, 주변에 큰 민폐를 끼쳐야 한다. 그 원인이 질병이나 노화이거나 상관없이 걷지 못하는 상황은 가능한 피해야 한다. 백세까지 장수를 하더라도 누워서 삶을 유지한다면 불행이다. 실제로 2017년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내놓은 통계자료를 보면 노인 3명중 한명이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서 생을 마감한다고 한다. 집에서 노년을 보내더라도 질병으로 가족들의 신세를 져야하는 경우가 많을테니, 아프기 전에, 그리고 더 늙기전에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80세로 삶을 마감한 소설가 박완서(1931~2011)씨는 말년에 담낭암으로 고생했다. 자신이 죽은뒤 찾아오는 가난한 문인들을 잘 대접하고 절대로 부의금을 받지말라고 가족들에게 신신당부했던 고인은 생전에 <일상의 기적>이라는 글에서 이렇게 인간의 기적을 묘사했다.
“인간이 하늘을 날거나 물 위를 걷는 것이 기적이 아니다. 걷는 것이 바로 기적이다”
네발 달린 동물의 시선에서 보면 서 있는 인간은 경이로울 것이다. 두 발로 균형을 잡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걷고, 달리기 까지 하는 동작은 그야말로 경이로울 것이다. 힘이 좋은 호랑이나 곰도 혈기가 왕성한 젊은 시절, 온 몸의 기력을 다해 두 발로 잠시 설 수 있다. 죽기 전까지 씩씩하게 걷다가 주변에 폐를 끼치지 않고 이승과 작별하는 것이 최고의 웰다잉일 것이다.
필딘금 4초식인 오로칠상왕후초는 선 채 허리를 뒤틀어 뒤를 돌아보는 동작으로 몸에 있는 다섯가지 괴로움과 일곱가지 상처를 치유하는 동작이다.
우선 오로칠상에 대해 알아보자. 오로칠상은 한의학 용어이다. 오로는 다섯 가지 동작을 지나치게 해서 몸이 상하게 되는 상황이다. 눈을 혹사하면 혈(血)을 상하고, 오래 누워 있으면 기(氣)를 상한다. 또 오래 앉아 있으면 육(肉)이 상하고, 오래 서 있으면 골(骨)을 상한다. 또 오래 걸으면 근(筋)을 상하게 되는 것이다. 내부 장기인 오장(五臟), 즉 간장,심장,비장,폐장,신장이 피로한 것을 오로라고도 한다. 결국 살아가면서 쌓이는 피로감이 생명을 갉아 먹는다. 피로감이 없어야 의욕도 충만하고, 창조력이 생긴다. 피로가 쌓이고, 쌓인 피로감을 해소하지 못하면 내부 장기의 수명이 줄어들기 마련이다. 운동을 하던, 음악을 듣던, 수면을 취하던 나름대로 피로 회복 방법을 찾아야 한다.
칠상은 몸을 망가지게 하는 일곱가지 경우이다. 지나치게 먹으면 비위(脾胃)가 상하고, 몹시 성을 내면 기가 거슬러서 간(肝)이 상한다. 찬 기운이나 찬바람을 많이 받거나 찬 것을 많이 마시면 폐(肺)가 상하고, 지나치게 근심하고 생각하면 심(心)이 상한다. 또 풍우(風雨)와 한서(寒暑)를 많이 받으면 형체(形體)가 상하고, 몹시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을 조절하지 못하면 지(志)를 상하게 된다.
한의학에서는 남자의 신기(腎氣)가 허약하여 생기는 일곱 가지 증상을 칠상이라고 말한다. 음경과 음낭이 찬 것, 음경이 시드는 것, 이질의 증상으로 대변을 볼 때 기다릴 수 없는 것, 정액이 굳지 못하고 새는 것, 정액이 적고 음낭 아래가 축축한 것, 정액이 맑은 것, 소변보기가 힘들고, 자주 누는데 다 누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오로칠상을 몸을 뒤틀어 뒤를 보면 고치는 동작이 바로 팔단금 4초식이다. 뒤를 보려면 몸이나 목을 뒤틀어야 한다. 뒤튼다는 동작은 내 의지로 몸을 꼬는 것이다. 평상의 자세에서 벗어나 몸을 뒤틀면 외부의 근육도 운동이 되지만, 내부의 장기도 활력을 찾는다. 몸이 뒤틀리며 몸통 안에 있는 오장육부가 자극을 받고, 내장 사이의 울혈을 제거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몸을 뒤틀어 뒤를 볼 때는 반대편 발의 뒷꿈치를 봐야 한다. 확실히 발 뒷꿈치가 보이도록 충분히 허리를 돌려보자. 마치 마른 옷을 쥐어짜듯, 허리에 힘을 빼고 올린 팔을 충분히 구부려 옆구리에 자극을 준다.
다리를 모으고 두 손을 마치 무용하듯 부드럽게 양 옆으로 올렸다가 앞으로 내밀어 서서히 주먹을 쥔다. 왼쪽으로 45도 발을 내밀며 힘차게 두 손을 모아 뻗는다. 마치 상대방의 목젖을 치듯, 단호하고 결기있게 찌른다.
한 손을 올리고 몸통을 돌려 뒤를 볼 때 나이 삶이 어떠했는지도 함께 뒤돌아보자. 살면서 너무 앞만 보고 달리온 것은 아닌지, 내가 옆이나 뒤를 돌보지 않고 내 앞만 챙간 것이 아닌지 되돌아보자. 축구에서도 적의 문전으로만 쇄도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눈치있게 공을 몰면서 뒤를 돌아봐야 골 찬스가 생긴다. 70m를 전력으로 드리볼 한 손흥민이 살짝 뒤를 보고 달려오는 황희찬에게 공을 전달하는 잔인할 정도의 침착함이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가 포르투갈을 이기고 8강에 오르는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뒤를 돌아보자. 평소 안 보이거나, 못 보던 것이 보인다.
세부 동작 설명
1. 두 다리를 모으고 편안하게 바르게 선다.
2. 숨을 크게 들이쉬며 두 팔을 양 옆으로 서서히 들어 올린다.
3. 두 팔은 아래로 모아 내리고
4. 그대로 앞으로 들어 올린다.
5. 두 손을 새끼손가락부터 말아서 쥐고 양 옆구리에 가볍게 붙인다.
6. 왼 무릎을 들고 좌향 45도 앞으로 한 걸음 내딛는다.
7. 두 손바닥을 펴서 좌상향 위로 두 팔을 뻗어 올린다.
8. 두 손을 거두어 왼쪽 가슴 위에 대고 지긋이 아래를 본다.
9. 두 팔을 앞뒤, 위아래 45도 각도로 길게 뻗어주며 시선은 오른손 끝을 바라본다.
10. 뻗은 오른손과 머리를 동시에 접고 돌리며 허리를 최대한 틀어 발뒤꿈치를 쏘아본다
11. 약 5초 뒤에 오른손을 앞으로 펼치며 전방을 향하고
12. 뒤 왼손을 앞 손 옆에 나란히 붙이고
13. 두 팔을 당겨 옆구리로 왼발을 당겨 바르게 붙이고 선다.
14. 두 다리를 모으고 편안하게 바르게 선다.
15. 숨을 크게 들이쉬며 두 팔을 양 옆으로 서서히 들어 올린다.
16. 두 팔은 아래로 모아 내리고
17. 그대로 앞으로 들어 올린다.
18. 두 손을 새끼손가락부터 말아서 쥐고 양 옆구리에 가볍게 붙인다.
19. 오른 무릎을 들어 올린다.
20. 오른발을 반우향 45도 앞으로 내딛는 동시에 두 손바닥을 맞대고 우상향으로 내뻗는다.
21. 뻗은 두 손을 접어 들여서 틀어진 오른 가슴 위에 대고
22.그 자세에서 두 손의 날을 세워서 아래위 45도로 뻗어서 펼친다.
23. 뻗은 왼손 팔꿈치와 머리를 동시에 꺾어주며 허리를 최대한 틀어주고 시선을 발뒤꿈치를 쏘아본다.
24. 팔과 허리의 자세를 풀면서 왼손을 전방위로 펼쳐주고
25. 뒤의 오른손바닥을 왼손 옆에 모아서 붙여주고
26. 펼쳐진 두 팔을 거두어 들여서 양 옆구리에 가져다 붙인다.
27.두 다리를 모으고 편안하게 바르게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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